정부, 환율급등 불구 추가개입 '딜레마'
정부, 환율급등 불구 추가개입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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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채선희기자] 원·달러 환율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대규모 달러 매도 등 시장 개입을 단행할지 주목된다. 시장에서는 지난 주 정부가 1200원선을 마지노선으로 정하고 개입해왔다는 점에서 강도를 더욱 높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주에만 원∙달러 환율 상승을 막기 위해 40억 달러 이상을 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 23일 장마감 10분전에 수십억달러를 매도함으로써 14원 가량 끌어내려 가까스로 환율이 1200원이 넘는 것을 막아내기도 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정부 개입이 없었더라면 1200원을 이미 돌파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정부가 환율 상승의 마지노선을 1200원으로 잡고 있는 것은 상징적으로 의미하는 바가 크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정부는 치솟는 환율을 방치하다가 1200원선이 뚫리고 나서야 개입에 나서, 환율은 1400원대 까지 뛰어 올랐고 국내 증시 역시 1300선이 무너져 내린 바 있다.

이진일 하나은행 딜러는 "정부의 개입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으며 적절한 시점에 개입했다고 본다"며 "심리적 마지노선인 1200원선이 뚫릴 경우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막는 일'이 생길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 일각에서는 정부개입이 지나치게 반복될 경우 외환보유고 부족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럽 재정위기 장기화에 따른 환율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마냥 개입하기도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홍석찬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경상수지와 무역수지 지표도 기대치를 밑돌 것을 예상된다"며 "앞으로도 당국의 개입이 지속된다면 외환보유고의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으로 외환보유고는 3121억9000만달러 수준. 외환보유액이 3000억달러 이하로 떨어질 경우 한국이 대외불안요인에 노출되는 요인이 더 많아지게 돼 국가 신인도 하락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9.8원 상승한 1195.8원에 장을 마감했다.

정 민 현대경제연구소 연구원은 "당국의 개입은 없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개입에 대한 경계감이 작용해 1200원대를 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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