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테마주' 한창·휘닉스컴, 개미들의 '무덤' 되나?
'정치 테마주' 한창·휘닉스컴, 개미들의 '무덤'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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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후보와 동기 '급등'…수혜 가능성은 '제로'
휘닉스컴, 최근 3년간 매출 반토막…펀더멘탈 '부재'

[서울파이낸스 윤동기자] 한창과 휘닉스컴이 서울시장 후보로 나온 나경원 후보와 박원순 후보의 '정치 테마주'로 분류되면서 5일째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가 무섭다. 하지만 이들 업체의 수혜 가능성에 대해서는 '희박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휘닉스컴은 창업주인 홍석규 회장이 박 후보와 경기고 70회 동기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휘닉스컴은 서울에 소재한 광고 대행업체로 TV나 신문을 통한 기업이나 제품의 광고업무를 주로 영위하고 있다.

최근 무서운 주가 상승세와 관련해 휘닉스컴 측은 '노코멘트'로 일관하고 있지만 광고업체인 만큼 박 후보가 서울시장에 당선될 경우에 한해 수혜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같은 관측으로 휘닉스컴은 지난 3일 박원순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로 선출되고 난 직후부터 6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9월초 1300원에 불과한 주가도 4400원을 호가하고 있다. 한 달새 무려 238%나 상승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휘닉스컴의 이같은 상승세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주가 상승을 지지할만한 펀더멘탈의 변화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이 회사의 매출액은 지난 2007년 560억원을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줄어들면서 지난해 254억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올 상반기에도 대형광고주들이 이탈하면서 광고취급액이 전년동기대비 34.4% 감소한 상황이다.

한창의 경우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한창은 최승환 대표이사가 나 후보와 서울법대 82학번 동기로 알려지면서 이른바 나경원 테마주에 편입됐다.

이 회사는 부산시 연제구에 위치한 통신장비 및 소화방재용품 기업이다. 입지 조건에 있어 '서울시장'과 전혀 관련이 없다. 나 후보가 서울 시장에 당선되더라도 수혜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얘기다.

기업 펀더멘탈 측면에서도 주가 급등을 설명하기 어렵다. 최근 3년간 매출액은 140억원 정도로 비교적안정적이지만 올 상반기 영업이익의 경우 1억4000만원을 기록하면서 전분기 대비 44% 가량 줄었다.

이런데도 나 후보가 서울시장 후보로 나오기 직전인 지난달 14일 275원에 불과했던 한창의 주가는 10일 종가기준 785원으로 한 달도 안 돼 185%나 뛰었다.

문제는 이런 폭등의 '주역'이 개인투자자들이라는 점이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관망했고 기관은 38억원을 오히려 매도했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치 테마주라도 성장 모멘텀이 확실하다면 투자할만하겠지만 최근의 사례처럼 확정되지 않은 이슈만 가지고 투자하는 것은 리스크가 높다"고 조언했다.

정근해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과거 유행처럼 번졌던 대운하 관련 테마주들의 경우 현재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 기업이 몇 곳 안 된다"며 "이는 정치권 테마주의 위험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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