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방석' 앉은 안철수연구소 경영진, 속내는?
'돈방석' 앉은 안철수연구소 경영진, 속내는?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내달초 매각해제 자사주 물량 138만주
안 원장 기부 불구 경영진 '차익실현?'

[서울파이낸스 양종곤 윤동 기자] 최근 안철수연구소 경영진의 행보가 논란이 되고 있다. 자사주 매각에 대해서는 '유보적'이라며 투자자들을 안심시켰지만, 정작 경영진들은 자신들의 주식을 팔아치우기 바빴기 때문이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안철수연구소가 내달초 팔 수 있는 자사주물량은 올해 매입한 43만주를 포함해 총 138만여주다. 현재 장 중(7만8000원) 기준가로 환산했을 때 평가가격은 1076억원에 달한다.

▲ 지난 9월 직전 1만6000원~1만8000원에서 거래되던 안철수연구소 주가는 11월 중순 10만원까지 급등한 후 현재도 7만원 중반선에 머물고 있다.
20만여주만 팔아도 전년도 당기순이익(144억원)은 충분히 벌어들이는 셈이다.

이와관련 시장에서는 자사주 매각 가능성을 높게 봤다. 보유 물량이 최근 급등세 이전에 취득된 것인데다 자사주 매각으로 얻을 수 있는 실익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에 사들인 물량도 지난 5월 20만주로 주당 가격대(1만8000원)에서 이뤄졌다.

하지만 최근 고점인 10만원 선에서 경영진들이 대거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논란' 확산됐다.

거래소에 따르면 김홍선 안철수연구소 대표이사는 지난달 14일 자신이 보한 주식 2만주 중 절반을 매각해 6억2000만원을 벌어들였다.

조동수 상무이사도 이달 14일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해 4500주를 주당 7650원에 취득했으며, 이틀 후인 16일에 이들 주식을 주당 8만2322원에 전부 매각했다. 이틀만에 3억3000만원 상당의 차익을 거둔 셈이다.

조시행 상무이사는 자신이 가진 2010주를 지난달 8월10일 주당 2만3200원에 100주를 팔고, 지난달 10~11일 1950주를 매각했다. 김기인 상무이사 역시 보유 주식 4000주를 지난달 9월6일 주당 5만400원에 전부 매각해 2억원 이상을 확보했다.

이에대해 일각에서는 경영진들의 이번 자사주 매각이 당초 '경영 논리에 의거해 팔겠다'는 공식적인 발표와 안 원장의 주식 기부와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더욱이 안철수연구소는 안 원장의 대권행보에 의해 이상급등 현상을 보여온 만큼 경영진의 차익실현 명분을 더욱 약화시키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작전주' 논란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와관련 안철수연구소측은 경영진 개인의 주식 매각과 자사주 매각에 대해 선을 분명히 하고 있다.

안철수연구소 관계자는 "임원들이 스톡옵션을 행사한 것과 사측과의 자사주 매각과는 무관하다"며 "현재 자사주 매각에 결정된 것은 없고 매각 시한에 대한 경영 판단은 신중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후 경영진들이 또다시 스톡옵션을 행사할지는 알수 없다"며 "일반 직원들이 보유한 자사주는 이미 10년전에 받아 대부분 남아 있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자사주 매각에 대해 여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먼저 대량 매각 가능성을 낮게 보는 시각은 경영권 방어에 대한 우려에서다.

안철수연구소 2대 주주 원종호씨의 현재 지분이 10.8%이다. 안 원장의 지분(18.05%)이 매각될 경우 남은 보유물량(18.5%)과 자사주 물량(13.9%)를 합쳐 우호 지분은 32.4%가 되는데 만일 원 씨가 추가 매수할 경우 '안심할 수 없는' 수준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반대로 안철수 연구소의 '적대적 M&A' 가능성도 시장에 제기된 바 안 원장의 환원 지분을 되사기 위한 '실탄' 마련 차원에서 사측이 대량 자사주 매각을 단행할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