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 증자, '산 넘어 산'
삼성카드 증자, '산 넘어 산'
  • 김성욱
  • 승인 2005.0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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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사 증자 여부 아직 결정 안돼
참여연대, 삼성전자에 불참 요구

삼성카드가 1조2천억원의 증자를 실시키로 했다. 그러나 삼성전자 등 주주사들의 증자 참여 여부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증자를 결정한 것이어서 증자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삼성카드는 지난 28일 이사회를 갖고 1조2천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주주 우선배정방식으로 3월 15~16일 양일간 청약을 받고 21일 대금을 납입해 증자를 완료하는 일정으로 잡았다. 구주 1주당 신주 0.92주를 배정하게 되면 발행가액은 5천원이다.

삼성카드가 이처럼 대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하게 된 배경은 금융 감독당국이 오는 6월부터 대환론에 대한 충당금 적립기준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증자를 통해 적립기준의 강화로 인해 추가로 충당금을 쌓을 재원을 확보하고 재무구조의 건전성을 제고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삼성카드의 지분은 삼성전자가 46.04%로 최대주주이며, 삼성생명 34.45%, 삼성전기4.69%, 삼성물산 3.12% 등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카드가 주주들의 참여를 전제로 증자 결정을 내렸지만, 삼성전자 등 주주사들의 증자 참여는 결정된 상황은 아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주주사의 증자 참여는 해당 회사가 이사회를 통해 결정해야 할 일”이라며 “필요한 재원마련을 위해 증자 금액이 결정됐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으며 증자에 참여할 것인지도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삼성카드의 최대주주인 삼성전자에 대해 참여연대에서는 이미 삼성카드에 출자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공문을 전달해 놓은 상태다.

삼성카드가 증자를 경정하기 전에 전달된 이 공문에서 참여연대는 “삼성전자가 또 다시 삼성카드의 증자에 참여하는 것은 삼성전자와 주주에게 이익이 되지 않을 것이므로 삼성카드 증자에 참여하지 않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등 삼성그룹 계열사의 삼성카드 증자 참여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미 삼성전자는 지난 2003년 삼성카드가 부실로 인해 문제가 됐을 때 7천75억원의 출자를 하는 등 지금까지 총 1조917억원을 출자한 바 있다.

또한 지난해 말 LG카드 증자 과정에서 채권단이 LG그룹의 참여를 요구한 근거 중의 하나가 삼성그룹의 삼성카드에 대한 책임론이었다. 삼성그룹이 삼성카드의 부실을 책임지고 있는데, 왜 LG그룹은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하느냐가 당시 채권단의 논리였다.

따라서 삼성전자 등이 참여하지 않을 경우, 삼성그룹과 이건희 회장에 대한 책임론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상황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삼성카드의 증자 참여에 대한 공식적인 답변은 피하고 있는 상황이다. 연초 거래소의 조회공시에 대해 “주주와 회사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참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답변한 것이 현재까지 공식적인 삼성전자의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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