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김석동 현장점검은 '전시성 이벤트'?
[기자수첩] 김석동 현장점검은 '전시성 이벤트'?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파이낸스 윤동기자] 정부가 불법사금융과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금융위원회도 덩달아 바빠졌다. 특히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직접 현장점검에 나서면서 관련 기관 수장들도 눈코 뜰새 없이 바쁜 모습이다.

지난달 30일 김석동 위원장은 주재성 금감원 부원장, 이종휘 신용회복위원장, 장영철 캠코 사장, 이해선 금융위 중소서민국장 등과 함께 신용회복위원회 명동지점을 찾았다. 사금융 피해자 간담회를 열고 이들의 애로사항을 직접 들어보겠다는 취지였다.

이처럼 금융당국 수장들의 현장탐방은 현장의 목소리가 정책에 즉각 반영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하지만 이같은 간담회가 전시성 이벤트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간담회 역시 사전에 준비된 몇몇 피해자들의 고충을 듣고 김 위원장이 해당 기관장에게 "이분 고민을 조속히 처리해달라"고 지시하는 것 외에는 광범위한 후속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제도 개선은 없고 전시성 이벤트만 남았다는 얘기다.

사실 이같은 패턴은 올 초 진행된 서민금융 1박2일(3월19~20일)에서도 반복됐다. 당초 취지는 지방의 사금융피해자들을 만나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정책에 반영하자는 것이었지만 간담회 이후 정책에 반영된 부분은 찾아보기 어렵다. 

'특단의 조치'를 운운하던 각 기관들의 서민금융상품 홍보방안은 아직 나오지 않았으며, 금융위가 야심차게 도입한 1332 불법사금융 신고센터에는 3000건이 넘는 피해사실이 통보됐지만 결국 지원 가능한 규모는 100여건에 불과한 실정이다. 제도적인 부분에서의 제한요인이 많기 때문이다.

물론 간담회에 나온 개개인의 고충을 해결해주는 일도 중요하다. 하지만 피해자들의 고충이 나오게 된 배경과 제도를 개선하는 일이 추가 피해를 막는 지름길이다. 김 위원장의 현장챙기기가 단순히 '전시성 이벤트'로 비춰질지 여부는 이들 기관들의 향후 행보에 달렸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