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도시' 송도 부동산, GCF 유치로 '훈풍'
'유령도시' 송도 부동산, GCF 유치로 '훈풍'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인천 송도에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 유치가 확정되면서 인근 부동산 경기가 활기를 되찾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한국시간) 송도가 스위스 제네바, 독일 본 등 국제도시들과 경쟁을 벌인 끝에 GCF 사무국 유치를 확정했다.

GCF는 선진국들이 개발도상국의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한 특화 기금으로 8000억달러가 넘는다. GCF 사무국의 주재원 숫자는 내년 300~500명, 2020년께 8000여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또 연간 120여차례의 회의가 열려 수십만명이 송도를 찾을 전망이다.

송영길 인천시장은 "녹색기후기금 사무국 유치로 송도국제도시가 명실상부한 국제도시로 성장하고 관련금융기관과 단체의 유치가 활성화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세계은행(WB) 한국사무소를 송도에 유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치 소식이 발표되자 현지 견본주택에 방문객이 급증하는 등 훈풍이 불기 시작한 모습이다. 송도는 국내 부동산시장 불황과 해외인력 유입 부진 등으로 대표적인 '유령도시'로 꼽혀왔다. 실제로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롯데건설 등이 분양에 나섰지만 대거 미분양 사태로 골머리를 앓던 곳이다.

송도 S공인 관계자는 "그동안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인해 미분양이 속출하는 등 좀체 부동산시장이 살아나지 못했다"며 "이번 사무국 유치가 송도 부동산시장에 불을 붙일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GCF 사무국 유치가 확정됐다는 소식이 발표된 지난 19일에만 수십채의 미분양 물량이 해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송도 미분양아파트 견본주택에는 평소 주말의 7~8배에 이르는 200여명이 다녀갔다. 부동산 중개업소에서는 헐값에 나온 매물이 자취를 감췄다. 분양을 앞둔 아파트 사업장도 뜻밖의 호재에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실제로 지난 3월 송도에서 올해 첫 분양에 나섰던 주상복합아파트 '송도 아트윈 푸르지오'는 총 999가구 중 300여가가구 미분양으로 남았지만 20~21일 이틀간 60여가구가 팔려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건설이 지난해 12월과 올해 3월 분양한 '송도 더샵 그린워크1·2차' 역시 미분양을 상당수 털어냈다.

또한 내달 분양을 앞둔 '송도 더샵 마스터뷰' 아파트와 '송도 글로벌캠퍼스 푸르지오' 오피스텔에도 상담전화가 폭주하고 있다. '송도 더샵 마스터뷰' 분양 관계자는 "GCF 유치가 확정되면 계약하겠다고 분양을 미뤄온 투자자들이 20일 오후 한꺼번에 몰려들어 송도 미분양 아파트 현장마다 10~15건씩 계약이 성사됐다"며 "하루 70건에 불과하던 분양문의도 어제(21일) 하루 100건 이상 쏟아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GCF 유치가 당장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송도에서 서울 여의도를 잇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를 조기에 건설하겠다는 최근 정부의 발표와 맞물려 부동산 시장에 분명한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말 인천도시개발공사의 '웰카운티 5단지' 분양 계약률이 1.5%에 그쳤던 것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이라며 "요새 경기에서 상상도 할 수 없는 호재가 터졌다"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