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 수출시장, 일본·호주 '뜨고' 중국 '지고'
정유업 수출시장, 일본·호주 '뜨고' 중국 '지고'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국내 정유업계 전체 수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주요 6개국 중 일본과 호주에 대한 수출은 앞으로도 늘어날 것으로 보이나, 중국·인도네시아로의 수출 환경은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신용평가는 28일 '정유업계 수출을 논하다'라는 주제로 레포트를 내고 "국내 정유업계는 글로벌 경기변동에 민감한 사업구조로 변모하고 있다"며 "최근 5년간 중국, 싱가폴, 일본, 인도네시아, 베트남, 호주로 전체 수출의 73.3%를 판매했으며, 해당 국가들의 수급구조가 정유사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한신평은 특히 일본과 호주의 경우 일부 정제시설 폐쇄계획에 의해 수입의존도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돼 수출 확대 가능성이 높아지고있는 반면, 중국과 인도네시아의 경우 정제시설 증설에 따른 공급 증가와 최근 석유제품 수요 성장세 둔화로 수출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 자료=한국신용평가

일본의 정유산업은 금융위기 이후 업황 악화와 지난 2011년 대지진으로 인한 석유제품 생산 차질 이후 노후화된 정제설비를 폐쇄·합병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현재 일본의 석유제품 내수는 459만b/d로 실제 정제 능력 360만b/d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리적인 이점을 가진 국내 정유사의 대(對) 일본 수출이 소폭 증가할 전망이다.

산유국인 호주의 경우 내수수요량은 10년째 꾸준히 상승하는데 반해 정유사들의 수익성이 낮고 노후화된 정유공장이 폐쇄되고 있어 공급량은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지난 2012년 쉘사의 시드니 정제시설 가동 중단에 이어 올해에는 미국 칼텍스의 브리즈번 정유공장 폐쇄도 예정되어 있어 호주의 수입 의존도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의 대 호주 수출은 지난 2007년 총 수출량의 1.2% 수준인 약 339만배럴에 그쳤으나, 2012년에는 약 2435만배럴로 5년새 8배 가까이 증가했다. 

그러나 국내 정유업계의 수출 의존도가 가장 높은 중국의 경우 경기 둔화와 역내 정제설비 증설로 수출량이 감소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12년 기준 중국은 전 세계 정제능력의 15%인 1440만b/d의 생산시설을 보유했으나, 꾸준한 증설로 2014년 정제능력 증가규모는 301만b/d에 달할 전망이다. 세계 석유 수요 증가를 전부 흡수할 수 있는 규모다.

동남아시아 최대 원유 생산국인 인도네시아의 경우 우리나라 경질류 기준 1~2위를 기록하는 수출국이나, 지난해 5월 인도네시아 정부의 에너지 보조금 삭감과 휘발유, 디젤가격 인상 등을 감행해 석유제품 내수·수입이 감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정유업계의 대 인도네시아 수출물량은 지난해 11월 전년 동월대비 55% 감소했다.

다만, 인도네시아의 정제설비능력 대비 석유제품 소비량은 2012년 기준 137%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2017년까지 자국 내 정제설비 증설이 없을 예정이기 때문에 석유제품 수입 의존도는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성하혁 한신평 기업·그룹평가본부 애널리스트는 "국내 수요가 정체된 상황에서 수출 관련 성과는 향후 정유사 영업실적에 지속적으로 중요해질 전망"이라며 "각 정유사들은 수출관련 리스크를 감안한 재무관리가 필요하며 내수안정성을 기반으로 내수마진 확보 노력과 수출 경쟁력 강화를 통해 글로벌 경기 변동 대응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