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정초원기자]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 도쿄지점에서 최대 60여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이 드러났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 도쿄지점의 700억원대 부실 대출 가운데 일부가 국내에 유입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들 은행의 도쿄지점 직원 일부가 연봉에 비해 과도하게 높은 금액을 국내에 송금한 사실이 적발된 것이다.
특히 우리은행은 이번 사건과 연루된 직원이 현재 관계회사 고위 임원이 됐으며, IBK기업은행의 경우 관련 직원이 국내에서 빌딩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금융감독은 계좌 추적을 통해 비자금으로 활용된 액수와 용처를 살피고 있다. 국내 유입 금액은 최대 60억원으로 추산된다.
앞서 KB국민은행 도쿄지점의 경우도 5000억원의 부실 대출을 받아 수십억원의 비자금이 조성된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전 KB국민은행 도쿄지점장은 국내에 자금을 유입해 대부업을 운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KB국민은행의 부당 대출이 드러난 뒤 은행별 자체 조사가 진행됐고,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 도쿄지점에서도 각각 600억원대와 100억원대의 부실 대출이 발견됐다.
금융당국은 IBK기업은행과 우리은행, 신한은행 등 도쿄 현지에 진출한 모든 은행을 대상으로 조사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최근 금융당국은 국내은행 도쿄지점 비리를 적발하기 위해 일본 금융청 고위 관계자와 회동해 공조를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힌편, 금감원은 지난해 12월 KB국민은행 도쿄지점의 부당 대출 사고가 비자금 의혹으로 확대됨에 따라 일본 금융청과 공동 검사에 나섰다. 하지만 도쿄지점 직원이 자살하면서 조사를 중단했고, 지난 1월부터 일본 금융청과 함께 재검사를 벌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