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중심 조직·기능 재편…CIB분야 수익기회 모색"
[서울파이낸스 정초원기자] "KB 재건의 '골든 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지금 이 순간부터 새로운 변화를 시작합시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사진)은 21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서 취임식을 갖고 "리딩금융그룹으로서의 위상 회복을 위한 전환점을 마련해야 한다"며 "결코 쉽지는 않지만 포기해서도 안되고 포기할 수 없는 목표"라고 밝혔다.
이날 윤 회장은 "KB금융그룹의 회장과 은행장이라는 막중한 소임을 부여받고 이 자리에 섰다"며 "통렬한 자성으로 우리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앞으로는 어떤 변화의 모습을 보여주며 경쟁력은 어떻게 높일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고 말했다.
특히 그는 리딩금융그룹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 △리딩그룹으로서의 자긍심 회복 △고객 신뢰회복 △차별화를 통해 그룹 경쟁력 강화 등 세가지에 모든 역량을 결집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그동안 KB는 성장이 정체되고 시장 주도권을 뺏기면서 조직에 대한 애착심이 줄고 무관심은 커졌다. 관리와 통제가 일상화되면서 업무도 수동적으로 바뀌었다"며 "앞으로 모든 제도와 프로세스를 영업 중심으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영업점은 고객과 영업에만 집중하고, 본부는 현장을 지원할 수 있도록 조직과 기능을 재편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현장의 리더가 소(小)CEO가 돼 영업점을 경영하도록 권한을 위임하고 재량권을 부여하겠다"며 "실패하더라도 도전하는 사람들이 대우받도록 평가와 인사제도를 혁신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 과정에서 인재 육성과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내부에서 최고 경영자가 배출되는 토양을 마련하겠다는 게 윤 회장의 목표다.
또한 고객 신뢰 회복과 관련해서는 "상품과 서비스는 차별화하고 고객에게 혼선을 주는 영업과 마케팅은 일관성 있게 재정비할 것"이라며 "모든 채널을 고객중심으로 재편해 어떤 경로로 방문해도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아웃바운드 마케팅을 체계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우리가 잘하는 소매금융은 더욱 차별화하고 가계부문의 정체와 저성장, 고령화에 대응하도록 소호 및 중소기업금융과 자산관리분야의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며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중요성이 커지는 유가증권 운용과 시장이 확대되는 CIB분야에서의 수익기회도 모색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아울러 "미래 경쟁력을 위한 해외진출 또한 착실하게 준비하고 기업금융도 서비스의 질(質)을 한층 높여야 한다"며 "금융거래의 모바일화에 따른 내점고객 감소에 대응하고 다양한 채널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도록 미리 준비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윤 회장은 논어의 '화이부동(和而不同, 서로 생각은 다를 수 있지만 화목하고 단합한다)'이라는 문구를 인용해 조직 관행을 바꾸겠다는 뜻을 전했다. 그는 "지주와 계열사, 본부와 영업점이 아무런 장벽 없이 소통이 이루어지는 열린 KB를 만들겠다"며 "더 이상 청탁으로 인사를 해결하던 시대는 지났으며, 영업 지원에 있어 본부도 '노(NO)'라고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여주기식 일처리, 형식적인 보고와 회의 문화도 실질적이고 실천중심으로 바꾸자"며 "발전을 위해서는 경영진과 직원이 따로 없고 노사가 따로 없다. 주인의식을 갖고 참여와 소통으로 새 KB를 만들자"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