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빠진 NH투자증권, 시너지 효과 "글쎄"
'우리' 빠진 NH투자증권, 시너지 효과 "글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파이낸스 고은빛기자]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이 합병을 통해 NH투자증권으로 새롭게 출범했지만 합병 효과에 대해서는 '기대이하'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자산 규모에서 업계 1위로 우뚝 섰지만 그간 IB부문에서 강점을 보여온 '우리투자'의 브랜드 가치가 사실상 소멸된데다 내부갈등에 따른 화학적 결합도 난제로 꼽힌다.

◆ 노사갈등·인력이탈 등 화학적 결합 '난제'

▲사진 = NH투자증권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 출범 과정에서 NH농협증권 리서치센터 인력 총 23명(인턴 1명 포함) 중 12명만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에 합류했다. 11명 중 7명은 다른 부서로 발령을 받았고, 이민구 전 NH농협증권 리서치센터장을 비롯해 4명은 회사를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 리서치센터 간의 통합이 매끄럽지 않았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으로 이는 리서치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사측의 의중과도 차이를 보인다. 지난해 말 기자간담회 당시 배경주 인사홍보담당 본부장도  "리서치센터는 FICC와 에쿼티 두개로 나뉘며 투자전략부가 신설된다"며 "WM쪽 자산배분 리서치 기능 강화를 위해 솔루션부를 만들어 고객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등 R&D를 강화에 나설 것이고, 리서치 축소는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단언한 바 있다.

기존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 직원들의 처우 문제 역시 합의도출이 쉽지 않아 보인다. 노조에 따르면 소형증권사였던 NH농협증권의 경우 직급이, 대형사였던 우리투자증권은 연봉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합병 증권사의 화학적 결합까지 적잖은 진통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노조 관계자는 "우리투자증권의 경우 아직 임단협이 진행 중에 있다"며 "과거 LG투자증권과 우리투자증권과의 합병 당시에도 인사나 급여 문제를 맞추는데 1년반 가량이 소요됐다"고 밝혔다.

◆ 복합점포 실효성 의문…신용등급도 '제자리'

일단 NH투자증권은 시너지 효과 창출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NH농협, NH생명보험, 농협상호금융본부 등 운용 규모가 137조원에 이르는 만큼 이를 통한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다는 것.

이를 위해 복합점포를 늘리는 한편, 10만명 규모의 농협은행이 보유한 고액자산가도 적극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서울 광화문에 NH농협금융PLUS+센터가 문을 연 데 이어 광역별로 복합점포 5곳 신설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복합점포의 수익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한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인터넷 등에서 업무 처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복합점포 전략은 유효하지만 은행 업무를 보는 고객들이 증권 업무까지 볼 지는 미지수"라며 "실효성 부분에 대해선 그리 높게 평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여기에 합병법인 출범으로 과거 '우리투자증권'의 브랜드 가치가 소멸된 것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지난해 IPO시장에서 쿠쿠전자 대표 주관사로 선정되는 등 거래소가 선정한 IPO주관업무 우수 증권사로 뽑히기도 했다. 또 유상증자, 회사채 발행 등 전통적인 IB업무에 강점이 있어 대내외적 브랜드가치를 인정받아 왔다.

신용평가사들 역시 양사의 합병에 대해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 현재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NH투자증권의 신용등급을 AA+로 평가하고 있다. 이는 과거 우리투자증권과 같은 수준이다.

한기평 관계자는 "종속법인인 우리투자증권을 토대로 산정됐고 합병 시너지를 고려했음에도 등급이 변동될 여지가 크게 없다"며 "우리투자증권이 농협증권의 6배 규모였던 만큼 우발채무, 사업규모 등 부정적 요소를 다 합했어도 큰 변화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NH투자증권은 업계 1위로 자산 42조6000억원, 자기자본 4조4000억원이다. 이달 중에는 헤지펀드 운용사업 인가도 신청할 계획이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