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모디 총리 만나 '韓·印 사업협력' 논의
재계, 모디 총리 만나 '韓·印 사업협력'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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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사진=박진형기자)

정몽구·권오준 회장 등 10분 단위로 면담

[서울파이낸스 박지은 송윤주기자] 삼성전자와 현대차그룹, LG전자, 포스코 수장들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만나 한국과 인도를 오가는 사업적 협력을 다짐했다.

19일 서울 중구 밀레니엄힐튼호텔에는 모디 총리와 만남이 약속된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과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신종균 삼성전자 IM(IT&모바일)부문 사장 등 재계 수장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지난해 5월 출범한 모디 정부는 지속적인 개혁·개방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인도를 글로벌 제조 허브로 육성하기 위해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캠페인을 비롯, 인프라 구축과 경영환경 개선 등을 집중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메이크 인 인디아는 자동차, 전자, 신재생, 발전, 화학 등 25개 핵심 산업분야에 대한 투자 유치를 통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15%에 불과한 제조업 비중을 2022년까지 25%로 확대하고 1억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모디 정부는 외국 기업들의 투자활성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10대 국정과제를 선정, 경제의 패러다임 변화를 추진 중이다. 2015년과 2016년 예산의회(2~3월)에서 개혁을 위한 각종 정책을 입법화할 예정으로 우리 기업들의 투자 확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면담은 모디 총리 측에서 마련한 장소에서 줄지어 진행됐다. 가장 먼저 오전 10시40분께 밀레니엄힐튼호텔에 도착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아들 정의선 부회장과 함께 모디 총리를 만났다.

이들은 모디 총리와 인도 공장 추가 건설 계획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회장은 30여분 정도 모디 총리와 면담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인도 제3공장 건설과 관련해)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1997년 인도에 진출한 후 지난해 자동차 41만여대를 판매하며 시장점유율 16.2%, 2위에 올랐다. 현재 연간 60만대의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인도에 제3공장 준공이 결정되면 국내 생산기지와 북미 생산기지를 잇는 또 하나의 대규모 생산라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정몽구 현대차 회장,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왼쪽부터·사진=각사취합)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은 안승권 최고기술책임자(CTO)와 함께 모디 총리를 만나 10여분간 대화를 나눴다. 구 부회장은 면담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모디 총리와 나눈 대화 내용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안승권 사장은 "LG전자 인도 사업이 잘 되고 있다"며 대화 분위기를 전달했다. LG전자에 있어 인도는 중국 다음으로 떠오르는 최대 스마트폰 판매처로 반드시 잡아야 하는 성장시장 중 하나다. 또 세계적 수준의 과학과 연구개발(R&D) 역량 및 인재를 보유하고 있는 전자업계의 매력적인 R&D 투자처다.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은 12시30분경 호텔을 찾아 김영기 네트워크사업부장(사장)과 함께 모디 총리를 만났다. 신 사장은 "삼성전자는 1995년 인도 진출 후 휴대폰, 네트워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지속하고 있다"며 "협력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 22%를 점유(IDC 기준)하며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도 롱텀에벌루션(LTE) 전국망 구축 사업에 기지국을 공급키로 하며 인도 시장 공략에 적극적이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도 오후 1시 경 모디 총리와 환담했다. 그는 "포스코가 인도에서 여러 사업을 하는데 잘 될 수 있도록 협조를 구했다"며 "인도 서쪽 하공정 및 자동차강판 사업 등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대화를 소개했다.

이날 최광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은 모디 총리와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두 사람 간 만남은 인도 측 요청으로 이뤄졌다. 최 이사장은 "모디 총리가 SOC 투자와 국민연금 인도 지사 설치를 제안했다"고 말했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도 인도 측 제안으로 모디 총리를 만나 조선업 협력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박 사장은 인도 조선사와의 기술협력에 대해 "(삼성도) 30여년 걸려 확보한 기술인만큼 하루아침에 기술을 갖출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기술유출 우려는 없다"고 밝혔다.

박 사장은 삼성엔지니어링과의 합병 재추진 여부에 대해서도 "생각한 게 없다"고 밝혔다. 모디 총리는 연쇄 회동 후 울산 현대중공업 조선소로 이동하는 등 한국 조선업에 관심이 크다.

한편, 지난해 취임한 모디 총리는 그의 이름을 딴 '모디노믹스(Modinomics)'라는 경제정책을 통해 인도의 경제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올해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지도자 100인'에 꼽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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