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장기불황에 R&D 투자도 '쥐꼬리'
철강업계, 장기불황에 R&D 투자도 '쥐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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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황준익기자] 국내 철강업계가 중국산 저가 철강재 급증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투자에도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 특히 국내 철강업계 맏형 격인 포스코의 연구개발비 감소가 가장 두드러졌다.

26일 포스코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3분기 연구개발비는 약 3454억원이다. 5245억원을 기록했던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800억원가량 급감했다. 매출액 대비해서도 0.78%에 그쳤다.

연구개발비 급감은 포스코의 긴축경영과도 무관하지 않다. 포스코는 경쟁 입찰 확대를 통한 외주비 절감, 임금 동결, 수리주기 조정 및 자재 재사용 확대, 불필요한 행사 축소 등 그룹차원의 비용 절감 활동을 적극 추진해왔다. 특히 지난 8~9월 두 달 간 1140억 원을 절감하면서 지난 7월 '경영쇄신안' 발표 이후 설정한 올해 절감 목표액의 53%를 달성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지난해 3분기 전산시스템 기술개발비가 연구개발비에 포함됐지만 올해는 유지비용만 나가고 있어 연구개발비에 포함되지 않았다"며 "그 외에는 전년과 같은 수준의 연구개발비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2위인 현대제철의 경우 올 3분기 연구개발비가 지난해보다 96억원 늘어난 674억원으로 나타났지만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0.6%에 불과한 수준이다. 현대제철은 현대자동차그룹이라는 캡티브 마켓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자동차 강판에 대한 연구개발을 더욱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현대제철의 현재 기술개발 목표는 초고장력 강판 확대와 차량의 경량화 등이다"며 "특히 자동차용 초고장력강판 중심의 연구개발에 집중할 것이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연구개발은 지속적인 투자가 요구되기 때문에 공급과잉 등으로 수익악화에 직면해 있는 현재 상황에서 섣불리 늘릴 수 없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동국제강(0.2%), 동부제철(0.1%) 등 철강업체 대부분 역시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미미한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연구개발은 기업 매출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투자를 망설이는 것은 당연하다"며 "포스코 등 국내 철강업체들이 긴축경영에 들어간 만큼 연구개발비 비중이 적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업황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연구개발비까지 줄어 대비책 마련이 시급하다.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에 집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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