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 '지코틴트' 퍼블리시티권 논란에 곤욕
LG생활건강, '지코틴트' 퍼블리시티권 논란에 곤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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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욘드의 '아쿠아 틴티드 루즈' 제품. 이 중 '지코틴트'로 주목 받은 제품은 '07 로즈레드'다. (사진=비욘드 홈페이지)

[서울파이낸스 김태희기자] LG생활건강이 전개하는 화장품 브랜드 비욘드가 퍼블리시티권 침해 문제로 도마 위에 올랐다. LG생활건강 측은 공식 사과를 통해 사건을 마무리했다는 입장인 반면, 연예인 소속사 측은 후속초지가 미흡하다며 진정성 있는 공개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 "공식사과로 마무리" vs "후속조치 미흡"

21일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비욘드의 '아쿠아 틴티드 루즈'를 판매하면서 '블락비 지코립'이란 문구를 사용했다. 하지만 정작 지코는 해당 제품을 사용한 적도 없으며 관련 홍보나 모델 계약을 체결한 일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지코의 소속사 세븐시즌스는 LG생활건강이 퍼블리시티권을 침해했다고 공식 입장을 밝히며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했다.

세븐시즌스 관계자는 "LG생활건강은 오래전부터 '지코틴트'란 이름을 홍보에 사용, 소비자들이 오인하도록 해 수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 된다"면서 "자사 아티스트를 이용한 잘못된 영리 행위에 대해 명확한 입장 표명을 하고 잘잘못을 밝혀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LG생활건강 측은 퍼블리시티권 침해를 인정하고, 공식 사과를 통해 사건을 마무리 했다고 밝혔다.

실제 LG생활건강에 따르면 세븐시즌스는 지난해 11월 '지코틴트'와 관련된 항의 공문을 비욘드에 보냈으며, 이에 LG생활건강은 해당 제품에 '블락비 지코립'이란 문구를 전부 삭제하고 사과 공문을 세븐시즌스에 전달했다. 이후 세븐시즌스의 답변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세븐시즌스로부터 '지코틴트' 공문을 받자마자 문구를 삭제하는 등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고 장문의 사과글을 보냈다"며 "사과글을 보낸 뒤 같은 달(2015년 11월) 세븐시즌스로부터 답변까지 2차 공문을 받으며 마무리 된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지코틴트'란 애칭은 고객들이 붙여준 별명으로 소비자들이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문구를 사용했었지만 고의성을 지니진 않았다"면서 "공문의 내용을 전부 공개할 순 없지만 잘못을 깨닫고 이를 시정했다는 내용의 사과를 담았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세븐시즌스 측은 정식 사과를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과거에 사과를 했다는 식의 대응은 기업이 취할 태도로 보이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세븐시즌스 2차 공식 입장문을 통해 "문제제기 당시 LG생활건강 측은 성의 없는 형식적 답변을 내놓았을 뿐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서 "향후 많은 연예인들이 활동을 하면서 퍼블리시티권을 침해당하지 않도록 다시 한번 힘을 실어 공개 사과를 요구한다"고 전했다.

세븐시즌스의 주장에 LG생활건강 측은 아직까지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이미 양사 간 두차례 공문이 오가며 마무리가 된 문제라는 것. 오히려 최근 언론을 통해 보도된 내용들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 세븐시즌스의 공식 입장. (사진=세븐시즌스)

◇ "애칭은 애칭일 뿐"…자성의 목소리도 

이와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지코틴트' 논란을 계기로 퍼블리시티권 침해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화장품을 사용하는 연령대가 10대로 확산되면서부터 연예인, 특히 아이돌그룹과 관련된 뷰티제품을 둘러싼 업체간 무분별한 경쟁이 가열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지코틴트'로 불리는 아이템들이 3가지 정도 존재한다. 각종 블로그와 네이버지식인, 커뮤니티 사이트들에는 지코틴트로 베네피트의 '베네틴트'와 스틸라 '립글레이즈', 비욘드 '아쿠아 틴티드 루즈' 등을 꼽는다.

특히 지난해 3월 지코는 테란 팬미팅 장소에서 지코틴트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지코는 "제가 쓰는 틴트가 '뭐 어디 제품꺼더라'라고 얘기하시는데 저 그거 안써요"라며 "뭐 어떻게 된건지 모르겠는데 아무튼 여러분이 알고 있는 그 틴트는 안써요"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이렇듯 개인 SNS와 커뮤니티를 통해 연예인과 연관된 것처럼 입소문을 탄 제품들이 있다. 특히 화장품 브랜드 베네티트의 '베네틴트'는 지난 2014년부터 지코틴트, 백현틴트로도 유명세를 탔다.

수지 립스틱도 비슷한 사례다. 미쓰에이의 수지가 매거진 그라치아의 표지 촬영에 사용했던 립스틱이 맥의 '더 매트 립, 칠리'라고 알려지면서다. 실제로 사용했던 립스틱은 맥의 '디바'와 슈에무라 'M RD 165호' 제품이었지만 소비자들에게는 '맥 칠리'로 알려지면서 완판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황정음 틴트, 김남주 페이스오일, 송혜교 향수 등 최근에는 아예 '연예인 화장품'이라는 키워드가 따로 생길 정도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실제 연예인들이 사용하는 화장품의 경우 대부분이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이 선정한 고가의 제품들"이라면서 "고가의 화장품을 이용하기 어려운 10대, 20대 소비자들이 제품력이 비슷한 중저가 화장품을 찾아 블로그에 소개하는 경로로 입소문을 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부분의 화장품들이 특허 및 상표권 문제로 부르기 어려운 이름을 하고 있어 암암리에 애칭을 사용하는 편"이라면서도 "소비자들 사이에서 붙여진 애칭은 애칭일 뿐, 이를 업체가 판매하는데 이용하는 것은 명백히 퍼블리시티권 침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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