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호 선장 키잡은 LG카드 號
이종호 선장 키잡은 LG카드 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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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와 지주사 편입 원만히 해결할 적임자"
'3년 시한부' 이미지부터 벗어야 제역할 가능  
 

[이광호 기자]<lkhhtl@seoulfn.com>신한카드와의 통합을 앞둔 LG카드 신임 대표이사에 이종호 부사장이 내정됐다.
LG카드는 지난 8일 서울 남대문로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어 이부사장 등 6명을 이사로 선임하고 이 부사장을 대표이사 후보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신임 이사에는 이 부사장 외에 이인호 신한금융지주회사 사장, 이재우 신한금융지주회사 부사장이 선임됐으며 사외이사 조영일 경기합동법률사무소 변호사, 박상용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손상호 한국금융연구원 부원장도 함께 선임됐다.
당초 이재우 신한지주 부사장이 유력 후보로 거론됐었으나, 외부 인사보다는 LG카드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인사가 통합을 준비하는데 적임이라는 신한지주의 판단이 작용, 이 부사장이 최종 낙점된 것으로 알려졌다.

■ 조직 안정-수익 증대 '두 가지 짐'
금융계 한 관계자는 “이종호 부사장이 내정됐다는 소식에 놀랐다”며 “이는 앞으로 LG카드가 신한지주와의 본격적인 통합을 앞두고 내부의 혼란을 막고 조직의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한 신한지주의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종호 대표이사 내정자는 오는 26일 주총 승인을 거친 뒤 정식 취임하게 된다.
앞으로 이 부사장은 내부조직의 안정성ㆍLG카드 노조와 신한지주 편입 과정에서의 원만한 협의ㆍ신한카드와의 통합 등 여러 가지 풀어야할 과제에 직면해 있다.

LG카드는 2년 연속 순이익 1조원 클럽에 가입한 명실상부 업계 최고의 카드회사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카드시장에서 수익성 위주의 공격적 경영을 시도하기 보다는 내실을 다질 수 있는 기업으로 발전해 나가야 할 것이다.

LG카드 관계자는 “올해의 경영 실적이 그러하듯 자산건전성을 개선하고 대손비용을 감소하는 등 신인도 향상에 따른 자금조달 비용 감소와 맞춤 마케팅을 통해 보다 발전할 수 있는 기업으로 이끌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고객서비스 혁신 및 새로운 성장동력의 발굴, 비용구조 혁신, 리스크 관리 강화로 글로벌리딩 카드사로의 위치를 확고히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한지주가 이 내정자의 임기를 3년 이내로 정하면서 신한과 LG의 통합 전까지로 정한 것은 이 같은 의도를 내비치고 있다. 또 대표이사 사장 체제가 아닌 대표이사 부사장 체제로 둔 것도 이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노조는 “시장의 소문대로 신한지주가 LG카드의 대표이사를 부사장 직위로 자리매김 시킨다면 이는 절대 용납할 수 없는 도발”이라며 “이에 대해 대표이사 내정자는 당당한 목소리를 신한지주에 전달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또 “곧 있을 집행임원 인사 및 조직개편에서도 LG카드의 자존심과 정체성을 지켜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LG카드 노조의 황원섭 위원장은 “만약 이러한 책무를 도외시하고 신한지주의 수렴청정에 순응하는 역할에 머무른다면 LG카드 노조는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한카드와 LG카드가 통합되면 매출액 80조원 규모에 회원수만도 1500만명에 달하는 국내 1위, 세계 10위권의 외형을 갖춘 카드사로 거듭나게 된다.

금융계 관계자는 “이 내정자는 LG카드의 살림을 도맡으며 내부 사정에 밝기에 신한ㆍLG카드의 통합을 무난히 이끌 적임자”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통합이 되면 신한지주의 자산 규모가 국민은행과 비슷해지고 영업이익률도 국민은행을 소폭 상회할 것”이라며 “신한지주의 가치는 궁극적으로 국민은행 수준으로 수렴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 신한카드와의 통합 작업 '최대 과제' 
LG카드 노동조합 황원섭 위원장은 “이종호 대표이사 내정자가 회사의 신한지주체제 진입 과정에서 LG카드를 위한 고민과 역할 수행에 부족함이 없어야 한다”며 “이와 관련해 향후 행보와 태도를 예의주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년간 LG카드가 이뤄낸 조기경영정상화와 2년 연속 1조 이상 흑자달성이라는 눈부신 성과물은 노사상생과 협력이 전제돼 가능했다는 점을 대표이사 내정자는 명심해야 한다는 것이 노조의 입장이다.

중앙노동위원회에서는 LG카드의 2006년도 단체협약 교섭에 대해 최종적으로 ‘조정중지’결정을 내렸다. 노조측의 주장은 LG카드의 생존권을 보장해달라는 너무나도 당연하며 합리적인 내용이다.

이 내용에는 새 대표이사와 경영진이 그동안 지켜온 노사상생의 정신을 저버리고 신한지주의 눈치보기에 급급해 노동조합의 정당한 요구를 외면한다면 LG카드 노조는 헌법에 보장된 노동자의 권리인 단체행동권을 법률적 절차에 따라 행사한 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아울러 아직 LG카드가 신한지주의 자회사로 편입된 것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신한지주의 경영간섭 형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실정이다.
황 위원장은 “이대로라면 LG카드의 자존심과 정체성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질 것”이라며 “카드업계에서의 시장지위나 기업가치도 곤두박질칠 위험이 높다”고 말했다.
노조는 이런 우려가 기우에 그칠 수 있도록 대표이사 내정자는 업계 1위 카드회사의 수장으로써 당당히 자존심을 지키며 대응하길 당부했다.

<프로필>충북 청주 충신으로 청주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후 76년 한국은행 입행해 여신기획과장, 감독기획국 부국장 등 기업업무를 주로 하다가 98년 외환위기 직후 금감위 설립 멤버로 참여했다.
99년부터 금감원 비은행 감독국장, 은행 감독국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친후 ‘02년 LG투자증권 상임감사로 2년간 재직하다 ’04년 LG카드 부사장으로 재직해 왔다.

이광호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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