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우리은행장, 최근 5년 전·현직 임원…외부 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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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류심사·평판조회→인터뷰 거쳐 확정…외풍·갈등 요인 '변수' 

▲ 그래픽=서울파이낸스

[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민영화된 우리은행을 이끌어갈 사외이사진들의 차기 은행장 선임 기준이 공개됐다. 외부 공모를 배제하고 최근 5년 간 재임한 전현직 임원을 후보군으로 설정하면서 내부 출신 인사를 확정했다. 차기 은행장 낙점 기준으로는 업적과 리더십, 미래 비전, 경영능력 검증 등의 평가 항목에 더해 정부 외풍과 한일은행·상업은행 합병 이후 잔존하는 출신 갈등을 정리할 수 있는 후보가 적합하다는 의견이 나와 주목된다.

노성태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은 4일 우리은행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노 의장을 포함해 박상용·신상훈·장동우·전지평 등 5인의 사외이사로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행장 후보 자격 요건과 검증 방법을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임추위 위원장은 과점주주 중 가장 많은 6%의 지분을 투자한 IMM PEF 추천 사외이사인 장동우 이사가 맡았다.

일단 차기 은행장 후보의 응모자격은 외부 공모를 배제하고, 최근 5년 간 우리은행 전현직 부행장과 우리금융지주 부사장급 이상 임원, 우리은행 계열사 대표이사로 결정했다. 오는 11일 정오까지 차기 행장 후보들의 지원서를 받은 뒤 서류심사와 평판조회, 후보자 인터뷰 절차를 통해 최종 선임할 방침이다.

노 의장은 "민영화 이후의 자율경영체제에서 조직 안정화를 이루고 기업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내부 사정에 정통한 전현직 임원이 적임자라고 판단했다"며 "최근 몇년 간 은행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고 현재 은행이 어려운 비상 상황에 놓여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을 고려할 때 딱히 외부 공모 필요성은 느끼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동양생명이 추천한 중국인 사외이사인 전지평 이사도 민영화의 성공한 중국의 4대 은행인 공상은행의 사례를 들어 내부승진이 좋은 성과를 낸다는 의견을 표출했다.

임추위가 제시한 차기 행장 선임의 평가 기준은 △우리은행, 우리금융지주, 계열회사 재직 당시의 주요한 업적 △우리은행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미래 비전 △우리은행 조직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리더십 △시장과 투자자들로부터 확실한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검증된 경영능력 등이다.

해당 내용은 현직 임원에 유리한 항목으로 평가되지만, 이날 박상용 사외이사(전 공적자금관리위원장)이 제시한 '부정적 조직문화 해결 능력'이 평가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 이사는 "우리은행이 외풍에 많이 시달렸고, 한일·상업은행 출신 간의 갈등으로 생긴 부정적인 기업문화들이 있을 것"이라며 "새로 선임할 행장도 영업력이 뛰어나고 추진력이 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십여년 간 쌓인 부정적인 기업 문화를 어떻게 깨끗하게 정리할 수 있는지에 대한 혜안도 있고 조직의 관리능력도 있는 분들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차기 행장 선임 과정에서 정부 압력을 차단하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노 의장은 "정부 당국이 자율 경영을 보장하기로 약속했고, 그 첫 단계로 은행장 선임에 관해 사외이사들에게 완전히 맡긴 만큼 정부와 맞서는 일은 없을 것으로 희망한다"고 말했다. 박 이사도 "정부가 경영 자율성을 보장한다고 해도 언제든 외풍이 또 들어올 수 있다"면서도 "우리은행 내부에서 과점주주 지배 구조가 잘 정착이 되면 외풍이 들어올 여력이 없는 만큼 사외이사들이 자율 경영의 정당성을 스스로 획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직인 이광구 우리은행장의 임기는 올해 정기 주주총회인 오는 3월 23일로 만료되는 만큼 경영공백 최소화를 통해서 차기 행장 선임 일정은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하겠다는 게 임추위의 입장이다. 노 의장은 "은행장 선임 일정은 가능한한 아주 신속하게 진행할 것"이라며 "당분간 새 행장 선임 문제를 우선순위로 두고 집중 논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상용 이사도 "지주사 전환 등 은행의 주요 경영 사안은 새 행장이 오는 3월 이후 검토돼야할 사안"이라며 "1~2월에 검토할 일은 아니라"고 말해 차기 행장 확정을 최우선시 하겠다는 입장을 명확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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