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현경기자] 2017년 정유년 새해 제약업계를 이끌어 갈 닭띠 경영인들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한미약품 사태'를 겪으며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침체된 가운데 이들이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붉은 닭의 해'를 이끌어 갈 닭띠 삼두마차로는 최성원 광동제약 부회장과 최태홍 보령제약 사장, 한성권 JW중외제약 사장이 꼽힌다.
최성원 광동제약 부회장은 1969년생으로 삼두마차 중 가장 젊은피다. 최 부회장은 창업주 고(故) 최수부 회장의 장남으로 1992년 광동제약에 입사, 영업본부장 등 주요 보직을 거치며 경영 수업을 받았다. 2005년 사장으로 선임됐고 10년 후인 2015년부터 대표이사 부회장직에 올라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최성원호(號) 공식 출범과 함께 회사의 외형 성장세도 두드러지고 있다. 2014년 연결 기준 광동제약 매출은 5223억원이었지만 2015년 9555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7912억원으로 2015년 같은 기간(6797억원) 대비 16% 늘었다. 업계는 머지않아 광동제약이 '1조 클럽'에 가입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같은 성장에는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 업체 인수와 음료 사업 육성 등 최 부회장의 사업다각화 전략이 주효했다. 특히 주력 상품 '광동옥수수수염차·비타500·제주삼다수'를 포함한 음료 부문 매출은 전체 매출의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다.
이 때문에 광동제약은 '본업'에 충실하지 못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기도 하다. 이에 최 부회장은 백신사업부를 출범시키는 등 제약사업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지만 '물장수'라는 오명을 씻는 것은 앞으로 풀어가야 할 숙제다.
최태홍 보령제약 사장은 올해 환갑을 맞는 1957년생이다. 최 사장은 서울대학교 약학과를 졸업, 동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한 후 마이애미대학교에서 약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최 사장은 1999년부터 2012년까지 한국·필리핀 얀센에서 몸담은 이른바 '얀센맨' 출신으로 2013년 보령제약 사장으로 선임됐다.
최 사장은 한국얀센에서 마케팅 담당 부사장, 북아시아 지역 총괄 사장을 역임하며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고혈압 신약 '카나브'의 글로벌화를 이끌어가고 있다. 카나브는 멕시코 순환기내과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ARB)계열 단일제부문 주간 처방률 1위에 올랐으며, 최 사장은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연임에 성공했다.
보령제약 또한 1957년에 설립돼 올해 60주년을 맞는 만큼 정유년을 맞는 각오가 남다르다. 회사는 올해 경영방침을 '60의 도전, 100년의 도약'으로 세우고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는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에 831억원 규모의 항고혈압제 '토둘라'를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하며 해외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성권 JW중외제약 사장도 1957년생으로 최태홍 보령제약 사장과 동갑내기다. 한성권 사장은 1984년 중외제약에 입사한 이래 재경본부장과 JW중외산업 대표이사, JW홀딩스 재무기획본부장을 거쳐 2012년 JW중외제약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했다.
한성권 사장은 주력 품목인 '수액' 외에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에 힘을 쓰고 있다. 특히 현재 연구 중인 신약후보물질 'CWP291'에 기대하는 바가 크다. CWP291은 암세포의 성장과 암 줄기세포에 관여하는 신호전달 물질인 'Wnt/β-catenin' 기전을 억제하는 표적항암치료제다. 임상1상에서 안전성이 확인됐으며 올해 임상2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내실이 부실한 점과 5만원선이 붕괴된 주가는 고민거리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한미약품발 쇼크를 겪으며 10월31일 5만원선이 무너졌고 지금까지 5만원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누적 순손실은 196억원으로 적자전환됐다.
회사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고부가가치 수액 및 진단·의료기기 분야 확장을 돌파구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전략적 사업구조를 구축하고 연구개발(R&D)에도 적극 투자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