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충당금·수수료 인하·부가세 대납 '3중고'
카드사, 충당금·수수료 인하·부가세 대납 '3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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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고유 업무를 민간회사에 넘기는 것" 반발 

[서울파이낸스 손지혜 기자] 금융당국은 카드사를 비롯한 2금융권에 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하고 8월부터는 카드 우대수수료율 적용 대상을 확대키로 했다. 최근에는 신용카드사가 카드가맹점의 부가세를 대리 징수해 국세청에 납부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어 카드사가 '3중고'를 겪고 있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1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카드사는 가계부채 대책으로써 추가 충당금을 확보해야 한다. 또, 당국은 자영업자 부담완화 정책의 하나로 우대 수수료율 적용 가맹점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추가 충당금 적립이나 카드 우대수수료율 적용 확대는 모두 카드사 순익을 줄어들게 하는 요소다.

여기에 최근에는 카드사가 가맹점의 부가가치세를 국세청에 대신 납부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카드사들은 연일 울상이다. 부가세 대납을 하기 위해서는 각종 전산 구축 및 인력이 필요한데 이런 비용을 제대로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3월 '제2금융권 건전성 관리 강화방안'을 통해 저축은행·상호금융·카드사 등의 고위험 대출에 대해 충당금을 더 쌓도록 하는 내용의 건전성 강화방안을 내놨다.

이에 따라 카드사는 2분기부터 2개 이상의 카드론을 이용하는 다중채무자를 고위험 대출로 구분하고 충당금을 30% 추가 적립해야 한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신용등급이 5등급 이하이면서 3건 이상의 금융기관에 대출이 있는 다중채무자의 비중은 30.6%나 된다.

할부나 리스 채권에 대한 자산건전성 분류 기준도 강화된다. 정상으로 분류되는 여신은 충당금을 거의 쌓지 않아도 되지만 요주의나 고정 이하 등으로 단계가 올라갈수록 대손충당금을 더 많이 쌓아야 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충당금을 쌓아도 해당 대출에 문제가 없으면 환입되지만 당장 실적이 줄어들고 자금조달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충당금 적립 강화보다 더 큰 일은 우대수수료 확대다.

개정안에 따르면 카드 수수료율을 0.8%로 적용받는 영세 가맹점의 기준이 연 매출 2억 원에서 3억 원으로, 1.3%를 적용받는 중소가맹점의 기준은 연 매출 3억 원에서 5억 원으로 확대된다. 이에 따라 카드업계에서는 이로 인해 연 3천500억원의 수익이 줄어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문제는 카드 수수료 인하가 이번 한 번으로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공약에서 신용카드 가맹점 우대수수료율 적용 대상을 확대하고, 수수료율도 점진적으로 낮추겠다고 약속한 바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일단 내년 하반기에 원가분석을 거쳐 새로 수수료를 산정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신용카드사가 카드가맹점의 부가세를 대리 징수해 국세청에 납부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지금은 편의점에서 1만1000원짜리 물건을 사고 카드로 결제하면 카드사가 물품 가액과 부가세를 합한 1만1000원을 상점에 주고, 상점이 이후에 부가세 1000원을 국세청에 납부한다.

하지만 부가세 대리납부제도를 도입하면 카드사는 1만원만 상점에 주고, 부가세 1000원은 상점이 아닌 국세청에 바로 내게 된다. 이렇게 되면 부가세 탈루를 막을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위해 카드사는 전산시스템을 새로 구축해야 하고, 카드결제 취소 시 세금 반환 요청 작업 등 각종 부대 업무도 맡아야 해 전담 인력 배치 등 각종 비용 부담이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카드사에서는 카드로 결제하면 이미 세원이 노출되기에 카드사가 부가세 대리납부 업무를 맡아도 효과가 미미할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또 세금 징수라는 정부 고유 업무를 민간회사에 넘긴다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 부담이 커지면 각종 부가서비스나 무이자 할부, 이벤트 등 고객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줄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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