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공정별 K1~K3 나눠 분류···Class100 클린룸·제트노즐 공법 '눈길'
온라인 물류센터 통한 중간 유통 과정 없는 D2C···"신선한 직배송 목표"
닭고기 종합처리센터 최첨단 육가공 설비 공정···'가스터이닝·에이칠링' 눈길
[서울파이낸스 (익산) 이지영 기자] "하림의 캐치프레이즈는 식품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더 빠르게 소비자의 식탁까지 보내는 것입니다. 연말까지 온라인물류센터 완공을 목표로 퍼스트키친에서 만든 식품들을 중간 유통과정 없는 D2C(소비자 직접 판매)로 소비자에게 직배송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출 것입니다."
기자가 지난 27일 방문한 전라북도 익산시 함열읍에 자리한 하림산업 하림 퍼스트 키친(Harim Fitchen)은 △K1(육수·HMR·육가공·소스) △K2(면류) △K3(즉석밥) △온라인 물류센터 등 4가지로 구성됐다. 온라인 물류센터는 하림산업의 식품공장인 K1·K2·K3 사이에 온라인물류센터를 구축 중이다.
가장 먼저 K2 공장에 들어서자 튀긴 면인 유탕면 라인과 건면 라인이 나눠져 있다. 유탕면은 150도 오일에 튀겨졌다. 건면은 '제트노즐' 공법인 120도 이상의 열풍을 불어내는 노즐을 위, 아래에 밀착해 동시에 건조했다. 이를 통해 면발 안의 수많은 미세공기층을 형성시켜 국물과 소스가 면에 잘 벨 수 있도록 했다. 이후 △푸디버디 하양라면 △더미식 장인라면 맵싸한 맛 △더미식 비빔면을 시식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날 하림 관계자는 "장인라면의 나트륨 함량이 1400㎎ 수준으로 제품군 평균인 1640㎎보다 훨씬 낮다"며 "MSG 등 화학조미료 없이 육수를 내고, 로컬푸드와 주변 농가에서 재료를 공급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육수를 내는 닭뼈는 하림 공장에서 나온 것을 당일 공급받아 신선하다”며 “장인라면'은 자연 재료 본연의 깊고 진한 맛과 풍부한 향을 구현했다"고 부연했다.
이어 K3 공간으로 이동해 즉석밥을 만드는 과정을 살펴봤다. 하림 관계자는 "더미식 즉석밥에 산도조절제·보존료를 넣지 않고 순수하게 쌀과 물만 넣어 온전한 밥의 맛을 지켜냈다"고 강조했다.
더미식 밥의 공정 과정을 보니 취반 후 밀봉한 밥에 100℃ 이상 고온의 물을 분사하며 뜸을 들여 즉석밥 포장지가 수축하지 않아 밥이 눌려 있지 않았다. 제조하는 과정에는 나사 클래스 100 수준의 클린룸을 적용해 공기 내 미생물·이물질을 차단한다.
클래스100은 가로·세로·높이 1세제곱피트(약 28.3ℓ) 정육면체 공간 내 직경 0.5㎛(1마이크로미터=0.001㎜) 크기 부유물이 100개 이하인 의약품 공장 수준의 극도로 깨끗한 공기상태를 뜻한다.
하림의 더미식 밥은 용기에 밀봉(실링) 후 압력탱크에서 뜨거운 물에 넣는 대신 100도씨(℃) 이상의 고온의 클린 스팀을 분사해 뜸을 들이는 과정을 거친다. 120도씨 다음 100도씨·90도씨로 서서히 온도를 낮춰가는 방식으로 분사했다. 이를 통해 포장지가 수축되는 것을 방지한다.
하림 관계자는 "더미식 밥은 Class100 클린룸을 적용하고 있어 타사 제품에 비해 유통기한이 1개월 더 긴 10개월이다"이라며 "뜸 들이기 과정을 통해 포장 필름과 밥 사이에 공기층을 만들어 밥알이 눌리지 않아 최대한 즉석밥 고유의 미식감을 살릴 수 있다"고 전했다.
퍼스트키친의 마지막 공간인 K1에서는 △HMI(국·덮밥소스·요리·반찬류 등) △냉동식품(만두류·튀김류·패티류 등) △조미식품(육수류·조미료·소스&양념)의 제조 과정을 볼수 있었다. K1·K2·K3의 공장에서 만들어진 제품은 건물 사이를 연결하는 컨베이어벨트를 통해 현재 구축 중인 온라인물류센터로 모이게 된다. 온라인 물류센터는 하림산업 내 연면적 2만4061㎡(7278평) 규모의 널찍한 공간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하림 관계자는 "완공 후 각 공장과 컨베이너 벨트 브릿지 연결을 통해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들이 넘어올 것"이라고 전했다.
이후 전라북도 익산시 망성면에 위치한 '닭고기 종합처리센터'(poultry processing complex)로 이동했다. 이곳에서 하림이 구축한 닭고기의 신선도를 위해 최첨단 도계·가공, 육가공 설비 공정을 살펴봤다.
가스스터닝 방식을 통해 닭을 잠들게 하고 모세혈관 안의 피까지 깔끔하게 배출한다. 닭은 가스터닝 직후 피를 제거하는 방혈 과정에서 죽었다. 실제 닭이 미리 죽으면 사후강직 때문에 피가 빠져나가기 어려운 것을 막아준다.
뜨거운 물에 담긴 닭은 탈을 제거하는 탕적·탈모 과정을 거친다. 이후 스타뮬레이션을 통해 전기 자극으로 육질이 부드러워진다. 이를 통해 높아진 닭고기의 육심(중심부) 온도를 박테리아가 증식하지 않도록 섭씨 2도 밑으로 냉각됐다. 닭은 에어칠링을 통해 냉풍이 분사되는 총 7㎞ 길이의 벨트 라인을 200분간 지나며 냉각과정을 거쳤다.
하림 관계자는 "워터칠링 방식은 닭고기를 얼음물에 담가 온도를 떨어뜨리는 닭고기가 물을 흡수해 육질과 풍미가 변하고 오염 위험성도 높은 편"이라며 "하림은 도계 후에는 닭을 얼음물이 아닌 차가운 바람으로 말리는 '에어칠링' 방식을 사용해 신선하다"고 전했다.
공정을 모두 둘러본 후에는 소금 구이한 닭을 직접 시식해보니 쫄깃하고 잡내가 없고 닭의 육질이 부드러웠다. 이후 닭을 부위별로 손질하는 시연이 진행됐다.
한편 하림은 국내 닭고기 시장에서 34.5%의 점유율(2023년 도계수수 기준)을 차지한다. 동북아 식품시장 수출 전초기지 구축을 위해 전라북도 익산시에 하림푸드 트라이앵글(하림 닭고기 종합처리센터·하림 퍼스트키친, 하림푸드 푸드폴리스사이트)을 조성했다. 하림푸드 트라이앵글은 국내 식품시장의 다양한 수요에 부응하고 동북아 식품시장의 수출 전초기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