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 세기의 재판에 '엇갈린 시각'…"리더십 공백 우려" vs "훼손되지 않을 것"
[서울파이낸스 온라인속보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25일 1심 선고공판을 앞두고 주요 외신들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재판 결과에 따라 리더십 공백을 우려하는 시각과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삼성전자의 경영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견해가 엇갈린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4일(현지시간) '이재용 부회장은 막후조정자였나, 아니면 순진무구한 경영자였나? 그의 운명은 이 질문에 달렸다'는 짧지 않은 제목의 서울발 기사에서 "재판부가 어느 쪽 얘기를 믿느냐에 따라 이 부회장의 운명이 달렸다"고 보도했다.
이 부회장에겐 딜레마와도 같은 제목이 담고 있는 의미 자체가 그렇듯, 기사의 내용 또한 이 부회장에 대한 비판적인 논조가 주를 이룬다. 때문에, 일각에선 반도체 호황 등에 힘입어 매출과 영업이익이 대폭 증가하고, 야심작 갤럭시노트8을 공개하는 등 최근 삼성의 상승 기세를 의식해 견제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신문은 먼저 "이 부회장 측 변호인은 이 부회장이 누구에게 직접 뇌물을 줬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드러난 것이 없다고 했는데, 이는 이 부회장의 성격과 경영 스타일을 놓고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며 "이 부회장이 똑똑하고 뛰어난 전문지식이 있는 수완가인지, 아니면 저자세로 (경영에서) 손을 뗀 어쩌면 순진무구한 관리자인지"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신문은 그러면서 재판장에서의 태도는 물론 과거 군 면제 사유와는 차이가 있는 골프 스타일, 이 부회장이 공장을 거의 방문하지 않는 데다 방문한다 하더라도 상황에 대한 지휘 통제력 부재 등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이는 사실 여부를 떠나 이 부회장이 1심 선고를 앞둔 시점에서 과연 적절한가라는 의구심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다.
CNN방송은 "'세기의 재판'으로 회자되는 재판의 날이 다가왔다"면서 "1심 재판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삼성전자 비즈니스에 대한 전망은 훼손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 부회장 구속 중에도 삼성전자가 경쟁업체인 애플보다 더 좋은 실적을 내고 주가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부회장이 유죄를 받을 경우 세계 최대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삼성전자의 '리더십 부재'가 장기화하는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며 우려섞인 전망을 했다.
로이터통신도 "이건희 회장이 지난 2014년 쓰러진 이후 이 부회장이 효과적으로 (삼성전자를) 지휘를 해왔다"면서 "일부 투자가는 이 부회장이 유죄 판결을 받아 복역 기간이 길어지면 중요한 결정을 할 사람이 없는 '리더십 공백'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외신들도 이번 판결에서 어떤 결론이 나든 검찰이나 삼성 측의 항소, 상고로 대법원까지 갈 것으로 예상하면서 최종 결론은 내년이나 돼야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