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치락 뒤치락' KB vs 신한···올 1분기 승자는?
'엎치락 뒤치락' KB vs 신한···올 1분기 승자는?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해 1·2위 희망퇴직금 등 '일회성 비용'이 갈라
대형 M&A 실적 반영되는 올해가 '진검승부'
신한금융그룹과 KB금융그룹 사옥 (사진=각사)
신한금융그룹과 KB금융그룹 사옥 (사진=각사)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신한금융지주가 지난해 사상 최대 수익을 내며 리딩금융 자리를 1년 만에 돌려받았다. 총자산과 누적순익이 동시에 KB금융지주를 앞지르면서 1위 자리를 탈환한 것이다. 

하지만 아직 안심은 이르다. KB금융의 패배가 대규모 희망퇴직비용과 성과급에 따른 것인 만큼 올해 1분기에도 신한금융이 1등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지 장담할 수 없어서다. 증권가에서는 두 금융지주의 순위가 다시 전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3조1567억원을 기록했다. 연간 실적으로는 2001년 지주 출범 이래 최대 순이익이다. 그 결과 신한금융은 작년 3조689억원을 기록한 KB금융을 878억원 차이로 제치고 1년 만에 '리딩금융그룹' 타이틀을 탈환했다. 지난 1일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를 계열사로 편입하면서 총자산(490조원)에서도 KB금융(479조원)을 앞지른 데 더해 연간 실적에서도 우위를 보인 것이다. 

지난해 매 분기 9000억원대 당기순익을 기록하며 3분기까지 2000억원가량 신한을 앞지르던 KB금융이 주춤한 이유는 희망퇴직 비용과 성과급 등이 반영되는 4분기 실적이 크게 줄어든 탓이다. KB국민은행의 희망퇴직 비용 2860억원과 특별보로금 1850억원을 한꺼번에 반영한 KB금융의 작년 4분기 당기순익은 2001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79%나 급감했다. 반면 신한금융(5133억원)의 경우 전년 대비 39.5% 감소하는 데 그쳤다. 결국 지난해 희비는 두 금융지주의 영업력 차이보다 일회성 비용 반영이 갈랐다는 얘기다. 

신한금융은 오렌지라이프·아시아신탁 인수를 발판 삼아 1등 굳히기에 들어갈 기세지만 일회성 비용을 일시에 털어낸 KB금융의 반격도 거셀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일찌감치 KB금융의 손을 들어줬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익 컨센서스(예상치 평균)를 9597억원, 8875억원으로 각각 제시했다. 1분기 만에 리딩금융 순위가 다시 역전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이익 창출 기반이 될 견고한 대출 성장률과 핵심이익인 이자이익 부문에서 KB금융이 신한금융을 앞섰다고 강조한다. 실제 지난해 4분기 실적을 찬찬히 뜯어보면 KB금융의 원화 대출 성장률은 전년 대비 9.6%로 신한금융(7.2%)보다 높았다. 이자이익 부문에서도 KB금융(8조9051억원)이 신한금융(8조5810억원)을 눌렀다. 

다만 신한금융이 남겨둔 카드도 만만치 않다. 신한지주는 오렌지라이프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해 75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전환우선주 유상증자를 추진하기로 결의했다. 한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한금융이 인수한 오렌지라이프의 지난해 당기 순익(3100억원) 가운데 현 지분률(59.15%) 감안한 이익은 산술적으로 1800억원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번 유상증자로 오렌지라이프의 이익이 100% 반영되면 리딩금융그룹 타이틀을 지켜내는 것도 어렵지 않다는 설명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순위 다툼은 일회성 비용이 대거 반영된 영향이 큰 만큼, 그 의미를 찾기 어렵다"며 "올해부터 오렌지라이프와 아시아신탁의 실적이 신한금융에 반영되면서 KB금융과 본격적인 진검승부가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