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은 과거 '전쟁에서 이기기 위한 꾀'로 정의했다. 그런데 전략을 '유리한 경쟁의 틀을 만드는 것'으로 정의하면 달라진다. 공자의 '일이관지' 개념을 적용할 경우, 전략 개념은 모든 경쟁으로 확대된다. 전략의 적용 범위를 전쟁에서 모든 경쟁으로 확대하면, 골프를 포함한 인간사 모든 경쟁 현장에 전략이 있다.
골프는 상대와 경쟁하고, 코스와 경쟁하고, 자연과 경쟁하고, 자신의 정신적·신체적 컨디션과 경쟁한다. '유리한 경쟁의 틀'을 만들어 플레이하면 좋은 골프를 할 수 있다.
골프에서 유리한 경쟁의 틀을 만드는 방법은 여유로움을 견지하며 항상 편안하고 안정된 샷을 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것이다. 골프장에서 정신적 안정감을 토대로 어려운 조건을 만들지 않도록 하는 게 전략이다.
먼저, 골프를 기획해야 한다. 전체적 관점에서 라운딩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대회 차원뿐 아니라 라운딩과 홀 차원에서도 기획이 필요하다. 4라운딩 정규대회라면 4일 내내 기상 변화와 자신의 신체 조건을 잘 판단해 고른 컨디션을 유지해야 한다.
골프는 티샷으로 시작해 어프로치샷을 거쳐 퍼팅으로 끝을 맺는다. 퍼팅 이전 모든 샷은 퍼팅을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것이다. 그러므로 퍼팅이 가장 중요하다. 퍼팅을 잘 할 수 있게 만드는 게 바로 전략이다.
퍼팅은 어느 거리에 있든 홀에 가까이 붙이겠다는 여유로운 마음으로 하면 된다. 이런 마음으로 퍼팅하면 가끔 예상치도 않게 버디를 잡기도 한다. 핀에 꼭 붙여야겠다는 무리한 욕심을 갖지 않는 게 중요하다.
어프로치샷은 핀에 가까이 붙이지 않고 그저 그린에만 올리겠다는 마음으로 하면 쉬워진다. 그린 중앙을 향하되, 그린 주변에 떨어져도 무방하다는 마음가짐이 좋다. 실수하더라도 마음 상하지 말고 핀에 가까이 붙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골프에서 기만은 금물이지만, 기만성을 적용할 수 있다. 골프는 개인의 인격을 믿어주는 운동이다. 프로 경기에서 기만한 사실이 밝혀지면 몰수가 된다. 골프 전략에서 기만성이 발휘될 수 있는 영역은 플레이가 아니다. 어려운 상황에서 '자신의 뇌를 기만'해 스스로를 격려하고, 포커페이스로 자신의 마음을 상대에게 들키지 말라는 뜻이다. 프로에서 좋은 성적을 유지하는 선수들은 대개 포커페이스 보유자들이다. 리우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박인비가 대표적이다.
골프는 심리적 영향을 크게 받는다. 심리적 변화는 근육을 긴장시키고, 실수를 유발한다. 좋아도 덤덤하게, 나빠도 담담하게 하면 상대는 심리 경쟁에서 무너진다. 이것이 유리한 경쟁의 틀을 만든다. 남을 기만해선 안 되지만 나를 기만해 상대를 어렵게 만드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기만성 달성의 핵심 요소인 창의성을 골프에 적용하면 좋다. 골프장은 천차만별이고 기후도 사시사철 변한다. 골프장 내에서도 다양한 상황이 연출된다. 특히 신체적 조건과 정신이 다르기 때문에 자기만의 창의적인 샷을 만들어 몸에 익혀야 좋은 골프를 할 수 있다.
친선 성격의 주말 골프는 목적을 잘 인식하고 전략적 목표를 정해야 한다. 부정한 방법을 동원한다든지, 몇 푼 걸린 내기에서 돈에 집착한다면 참가 목적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일이다. 승부에 집착하다가 상대를 불편하게 만들었다면 전략적 실패다. 친선이 목적이고 자신의 인격을 보여주는 기회라는 사실을 아는 게 전략이다.
전략적 사고로 판단하고 골프를 치면 훨씬 좋을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마지막 순간을 생각하면서 플레이를 하는 것이 전략적 골프다. 매번 최선의 선택이 필요한 골프는 인생살이와 흡사하다. 골프에도 기승전결과 춘하추동이 있다. 사람은 죽을 때 성공 여부를 평가할 수 있으며, 골프는 장갑을 벗어봐야 안다고 한다. 골프하면서 익힌 전략을 인생에 적용하면 골프도 인생도 성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