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가계 빚 1540兆···증가율 14년來 '최저' 수준
우리나라 가계 빚 1540兆···증가율 14년來 '최저'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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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가계신용 잔액 1540조, 전년 동기比 4.9%↑
가계신용. (표=한국은행)
가계신용. (표=한국은행)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올해 1분기 우리나라 가계부채가 사상 최대치인 1540조원으로 불어났다. 그러나 빚 증가 속도는 가파르게 하락하는 추세다. 전년 동기 증가율이 14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한 가운데 전기 대비 증가 폭은 6년 만에 가장 낮게 나타났다. 지난해 말부터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과 신(新) 총부채상환비율(DTI) 도입 등 정부가 고강도 규제책을 꺼내든 '약발'이 먹힌 것으로 풀이된다.

증가규모가 크게 줄었으나 여전히 소득보다 빚 증가율이 높아 문제다. 명목 GDP(국내총생산) 증가율과 가계부채 증가율을 비교하면 아직은 안심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19년 1분기 중 가계신용'을 보면 1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1540조원으로 전분기 말(1536조7000억원)보다 3조3000억원 늘었다. 증가 폭은 2013년 1분기에 9000억원 감소한 후 최소치다.

가계신용이란 은행이나 보험, 대부업체, 공적 금융기관 등 금융기관에서 받은 대출(가계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까지 합한 가계 빚을 뜻한다.

가계 빚은 작년 동기에 비해서는 71조8000억원 늘어나 증가율은 4.9%로 집계됐다. 이는 2004년 4분기 4.7%를 기록한 이후 최저 수준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가계 빚 증가율은 기준금리가 1.25%까지 내려가고 부동산 규제가 풀린 2016년 4분기 11.6%까지 높아졌다가 점자 둔화해 올해 초까지 계속 줄어들었다.

정부가 가계대출 고삐를 바짝 조이고 주택 매매거래가 줄어들면서 가계 빚 증가세도 낮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작년 10월 말부터 DSR이 관리지표로 도입되면서 시중 은행들은 위험대출은 15%, 고위험대출은 10%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도 올해 1분기 14만5000호로 작년 4분기(21만3000호)보다 6만8000호 줄어들었다. 1분기 아파트 분양물량도 5만3000호로 전 분기(7만2000호)와 비교해 1만9000호 감소했다.

올해 1분기 가계 빚의 작년 대비 증가세(4.9%)는 낮아졌으나, 지난해 전체 가계소득 증가율(3.9%)과 비교하면 가계 빚이 여전히 소득보다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인 3.0%보다도 높아 경제 성장세보다도 빨리 늘어난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부채 증가세는 둔화했으나 가처분소득 등 여건에 비해서는 아직 높은 수준"이라며 "금융위가 발표한 4월 속보치를 보면 입주 물량이 늘며 집단대출이 증가했으며, 향후 가계대출은 집단대출 및 제2금융권 DSR 관리지표 도입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문별로 보면 가계대출 잔액은 1000451조9000억원으로 전분기 말보다 5조2000억원 늘었다. 그 중 예금은행 가계대출이 718조7000억원으로 5조7000억원 늘며 증가폭은 전분기(17조2000억원)보다 둔화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약해지고 DSR 산정 때 기타대출 원리금도 반영되면서 기타대출이 마이너스(-)로 전환한 영향이다.

비은행 예금 취급기관 가계대출은 317조2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3조5000억원 줄었다. 주택담보대출, 기타대출이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기타금융기관 가계대출은 3조1000억원 불어난 415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판매신용은 88조2000억원으로 1조9000억원 감소했다. 판매신용 감소는 2015년 1분기 1조2000억원 줄어든 이후 처음이다. 계절적 요인에다 일부 업체에서 무이자 할부 이벤트를 중단한 영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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