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취약차주 사금융 내몰리면 이자부담 우려도
[서울파이낸스 윤미혜 기자] 오늘부터 제2금융권 가계대출에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기준이 도입된다. 은행권에 이어 제2금융권까지 본격 대출 규제를 받게되면서, 상대적으로 취약차주들이 몰리는 저축은행·카드·캐피탈(할부금융) 회사들도 이 기준을 맞추기 위해 보다 엄격한 대출심사를 적용할 전망이다.
특히 담보 대출 이용자가 소득 증빙을 제대로 못 하면 DSR 비율이 높게 산정돼 대출이 거절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1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저축은행·카드·캐피탈·상호금융권(농, 수, 축협)과 신협 등 제2금융권의 대출 기준이 오늘부터 변경된다. DSR을 도입해 대출자 소득에서 모든 대출의 원금과 이자 상환액이 차지하는 비율을 따져 심사를 강화하는 것이다.
예컨대 연 소득이 4000만원인데 한 해 원금과 이자를 2000만원 내야하면 DSR은 50%가 된다. 은행권은 2금융권보다 앞선 지난해 10월부터 DSR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DSR은 개별 대출자에게 직접 적용하는 규제인 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과 달리 각 금융기관이 지켜야 하는 비율이다. 각 금융기관이 가계대출을 실행할 때 차주의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뿐만 아니라 자동차 할부금, 학자금 대출, 카드론, 마이너스통장 등까지 모두 본다는 뜻이다.
제2금융권이 맞춰야할 DSR 한도도 정해졌다. 2금융권 가운데 농협 등 협동조합은 평균 DSR이 260%를 넘지만 2021년까지 160%, 2025년 말까지 80%로 낮춰야 한다. 저축은행과 캐피탈은 2021년까지 90%, 보험사는 70%, 카드는 60%, DSR 목표치가 정해졌다.
문제는 소득 증명 없이 토지나 상가, 주식 등 담보만으로 돈을 빌리거나 소득 대비 과도한 대출을 받기가 까다로워진다는 점이다. 빚이 많은 사람 뿐 아니라 소득 증빙이 어려운 자영업자, 농어민, 주부, 프리랜서 등은 돈 빌리기가 더 어려워진다.
때문에 대출 받기 어려운 서민이 사금융과 대부업체로 가면서 이자 부담이 커질 거란 우려도 나온다. 이에 당국은 2금융권에서의 대출이 급격히 위축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금융위 관계자는 "제2금융권의 경우 상대적으로 취약계층인 저신용자의 이용이 활발해 이들의 금융이용을 제약하지 않는 수준으로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관리지표 수준을 맞췄다"면서 "취약차주의 금융이용 여건을 위축시키지 않도록 DSR의 점진적인 하향안정화를 유도할 방침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새희망홀씨, 사잇돌대출, 징검다리론 같은 정책자금대출과 300만원 이하의 소액 신용대출을 DSR 산정 대상에서 제외해 서민·취약차주의 금융 접근성이 제약받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