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채용 장려금, '홍보비만 날렸다'
엄마 채용 장려금, '홍보비만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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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현실적 조건 등 탁상행정의 표본"
홍보비 7천만원에 지원금은 1천만원  
 
[서울파이낸스 이상균 기자] <philip1681@seoulfn.com>노동부가 70억 원의 예산을 들여 마련한 '엄마 채용 장려금 제도' 라는 게 있다. 이 많은 예산에도 불구하고 6개월 동안 수혜자가 고작 11명에 불과하다. 그야말로, 유명무실하다.

도입취지는 나무랄데 없이 좋다. 노동부가 지난 4월 엄마 채용 장려금제를 도입한 것은 주부들의 재취업을 지원하기 위한 것. 아이를 낳아 키우기 위해 직장을 그만 둔 주부를 채용하는 기업에 1년 동안 540만 원을 지원하겠다며 70억원의 예산까지 확보했다. 그러나, 시행 6개월 동안 이 제도를 이용해 재취업에 성공한 주부는 고작 11명, 지원금은 총 980만원에 불과하다.

왜일까?
한마디로, 조건이 너무 까다롭다는 지적이다.
기업들은 퇴직한지 5년 이내, 구직 노력 3개월 이상, 그리고 반드시 정규직으로 채용해야 한다는 지원 조건을 걸림돌로 지목하고 있다. 5년이라는 숫자가 그렇게 중요하느냐는 게 기업들의 생각들이다. 이에, 노동부가 정확한 수요 조사 없이, 비현실적인 생색내기로 거액의 예산만 확보해 놓은 것 아니냐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노동부 등 일각에선, '홍보부족'때문이라는 얘기를 하고 있다지만, 꼭 그런 것같지도 않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홍보비로 지출한 돈만 7300만원이라고 한다. 총지원금 980만원에 홍보비 7300만원!. 배보다 배꼽이 커진 모양새인데, 홍보비를 탓하는 것은 누가봐도 설득력을 지니기 어렵다.  

실정이 이렇다 보니, 내년도 엄마 채용 장려금제 예산은 13억 5천만원, 즉 올해의 4분의 1수준으로 대폭 줄어 든다고 한다. 제대로 시행도 해보지 못하고 쪼그라 들고 있는, 전형적인 탁상행정의 표본이라는 지적을 면키 어렵게 됐다.
 
이상균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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