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HP, “블레이드 시장, 언젠가 뚫린다”
한국HP, “블레이드 시장, 언젠가 뚫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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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활용도, 업무효율성 강점 내세워…내년 11% 목표
4대 IDC 반입 꺼려, 전용제품 한계 등 걸림돌도 많아

[서울파이낸스 이상균 기자] <philip1681@seoulfn.com> 한국HP가 타 국가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는 블레이드 서버의 비중을 높이는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전 세계적으로 블레이드 서버는 전체 서버시장에서 10~25%를 차지하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고작 7%에 머물고 있다. 한국HP는 27일, x86 서버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같은 비율을 내년에 11%까지 높이겠다며, 블레이드 서버에 대한 강한 애착을 드러냈다.

우리나라에 블레이드 시장이 형성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로는 IDC의 독특한 요금 부과 방식이 꼽힌다. 기업들의 서버를 자사의 건물에 입주시켜 관리해주는 IDC는 서버가 차지하는 상면면적을 기준으로 요금을 부과한다. 문제는 블레이드 서버가 같은 공간내에서 기존 랙서버에 비해 훨씬 많은 양이 들어가다 보니, 전력량과 발열량이 훨씬 많다는 것. IDC 입장에서는 똑같은 요금을 내고 입주를 시켰지만 자사가 부담해야 하는 전력 뿐만 아니라 냉각비용도 만만치 않게 들어가는 블레이드 서버가 반가울 리가 없다. 더욱이 같은 면적에 들어가는 양이 많기 때문에 건물의 하중을 고려해 건물을 리모델링 해야 하는 필요성도 생긴다.

외부적으로는 IDC와 고객사가 ‘주객(主客)이 전도(顚倒)’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최근 기업들이 관리하는 서버의 양이 급격히 늘어남에 따라 IDC에 입주를 신청한 고객사는 줄을 선 상황이다. 이들로 인해 IDC는 굳이 블레이드 서버 고객을 받아들이지 않아도 전혀 손해볼게 없다.
 
한국HP는 이에 대해 내년도부터 IDC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가 예상된다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한국HP 김훈 이사는 “블레이드 서버에 분명한 장점이 있고, 고객들의 요구도 늘어나고 있는 만큼, IDC의 태도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블레이드 서버를 들이고자 하는 고객이 점차 늘어나는 만큼, IDC도 더 이상 이를 외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게 그의 설명이다.
 
하지만 국내 4대 IDC 사업자인 KT, LG데이콤, 하나로텔레콤, 호스트웨이 등은 아직까지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나마 호스트웨이가 블레이드 고객에게 적용할 요금체계까지 따로 마련하며 유치에 나서고 있을뿐, 나머지 3개 업체들은 서두를게 없다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들 IDC는 블레이드 서버의 높은 전력소모와 발열량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블레이드 반입은 힘들 것이란 입장이다.
 
더 큰 문제는 블레이드 서버는 범용이 아닌 전용제품이라는 것이다. 일반 랙형 서버는 단위 서버 당 네트워크를 따로 사용하는데 반해, 블레이드 서버는 한 섀시에 이를 공유하기 때문에 한 섀시 당 한 고객밖에 받을 수 없다. IDC가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는 구조인 것.
 
한국HP가 지난 몇 년간 블레이드 서버 시장의 확대를 위해 취해 온 노력에도 불구하고 성적표가 형편없었던 이유가 모두 여기에 있다. 7%라는 비율은 한국HP에게 결코 성에 찰 수 없는 수치다. 하지만 이러한 현실에 굴하지 않고 한국HP가 계속해서 블레이드 시장의 확대에 나서겠다고 공언한 만큼, 내년도에 어떠한 변화가 일어날지 사뭇 주목된다.
 
이상균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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