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S 특수’, 내년 중순부터 가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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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부터 선택적 도입…구축에 1년 6개월 이상 소요
국내기업 바젤Ⅱ 철저히 적용, 커스터마이징이 최우선

[서울파이낸스 이상균 기자] <philip1681@seoulfn.com> 국내의 전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도입될 예정인 IFRS(국제회계기준)가 당초의 2011년이 아닌 2010년부터 비교제무재표를 작성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관련업계의 움직임도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상장사들은 2010년부터 기존 K-GAPP에 의한 재무제표 공시 및 IFRS와의 차이정보와 IFRS 비교재무제표를 작성해야 한다. 이를 통해 1년간 데이터를 축적하고, 2011년부터 IFRS만으로 재무제표가 공시돼야 한다. 기존 K-GAPP와의 차이점을 인식하고 새로운 제도에 대한 적응을 더욱 빨리 하기 위한 금융당국의 취지로 해석된다.

따라서 상장사들은 당장 내년 중순 부터는 IFRS 도입에 따른 새로운 시스템 구축을 서둘러야만 한다. 은행권의 경우 25억~30억원 규모의 1단계 컨설팅을 하는데 6~8개월이, 150억원 규모의 2단계 구축을 하는데 1년 가량이 소요돼, 총 1년 6개월 이상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사업 구축이 초기인 만큼, 컨설팅 업체들의 움직임이 가장 눈에 띈다. 우선은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은행권을 놓고 벌이는 경쟁이 치열하다. 컨설팅 업체 중에서는 삼정KPMG와 삼일 PWC, E&Y 한영 등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삼정KPMG는 국민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 외환은행을, 삼일PWC는 신한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 E&Y 한영은 기업은행, 증권업협회의 컨설팅을 진행 중이다.

솔루션 업체 중에서는 SAS코리아와 SAP코리아, 한국오라클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국내의 특수한 상황으로 인해 이들 업체의 ‘희비’가 엇갈린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대부분의 솔루션 업체들은 IFRS가 이미 적용되고 있는 유럽에서 제품을 도입하고 있다. 얼마전 오라클이 독일의 ‘페른바’ 솔루션을 국내에 도입한 것이 단적인 예다.

하지만 유럽은 IFRS의 이전 단계인 바젤Ⅱ가 우리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느슨하게 적용됐다. 국내의 현 상황은 단순히 유럽에서 들여온 솔루션을 그대로 적용시키기에는 수월치 않은 셈이다. 따라서 국내의 ‘바젤Ⅱ’ 구축 경험을 바탕으로 한 철저한 커스터마이징이 선행돼야 한다. 현재로선 국내 바젤Ⅱ 시스템 구축을 가장 많이 한 SAS코리아가 유리한 위치를 선점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SAS코리아는 한국오라클과 한국SAP에 비해 시장진입이 늦다는 단점을 지니고 있다.

이와는 별개로, IFRS 특수가 기대에 못 미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전국경제인연합이 302개의 회원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도입 취지에는 공감하나 일정 및 방법에는 반대한다는 의견이 전체의 47.6%에 달했다. 이들 응답자들 대부분은 2009년으로 예정된 선택적용은 2011년으로, 2011년으로 돼있는 전면시행은 2013년으로 2년씩 늦춰지기를 희망했다. 더욱이 이번 조사결과가 타 사업에 비해 회계처리가 복잡하고 사업규모가 클 것으로 전망되는 금융권 응답자가 13.9%에 불과하다는 것을 감안할 때, 시행 연기에 대한 실질적인 파급 효과는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의 퇴직연금 시장이 이와 비슷한 전례를 남겼었다. 퇴직연금 시스템 구축을 위한 IT수요는 당초 수조원에서 200억~300억원으로 기대에 크게 못미친 채 끝나고 말았다. 퇴직연금 시행 시기가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노하우가 쌓인 고객사들이 직접 시스템을 개발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상균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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