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 직위체계, '부행장-상무 2단계' 축소 '슬림화'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신한은행이 이달 임기가 만료되는 부행장 및 부행장보 14명 가운데 7명을 교체하고, 부행장으로 승진한 정상혁 상무를 포함해 8명의 부행장을 신규 선임하는 대대적인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교체된 7명 중 정운진 부행장은 신한캐피탈 대표이사로, 이희수 부행장보는 신한저축은행 사장으로 각각 이동했다. 특히, 이번 인사에서는 핵심 부문에 1965~1966년생을 전면 배치해 젊고 역량있는 경영리더를 발탁함과 동시에 안정적인 세대교체까지 이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인사는 지난주 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최고경영자(CEO) 14명 가운데 11명을 유임시키는 '안정'을 택한 것과 다른 행보다. 진옥동 신한은행장 취임 이후 처음 단행했던 지난해 말 임원인사에서 큰 폭의 변화를 주지 않은 것과도 대비된다. 진 행장이 지난주 연임에 성공하며 2기체제에 접어든 가운데 본격적인 '진옥동' 색깔내기에 나섰다는 시각도 나온다.
신한은행은 24일 서울 본점에서 이사회를 개최하고 경영진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안정적인 세대교체와 책임경영을 통한 미래 핵심사업 추진력 강화를 위해 디지털·글로벌·GIB(그룹&글로벌투자은행)·브랜드·경영지원 등 핵심 분야별 전문가를 부문장 및 그룹장으로 신규 선임했다.
신규 선임된 부문과 임원은 △정상혁 경영기획그룹 부행장 △전필환 디지털그룹 부행장 △한용구 영업그룹 부행장 △정근수 GIB부문 부행장 △안준식 브랜드홍보부문 부행장 △정용욱 경영지원그룹 부행장 △최익성 신탁그룹 부행장 △강신태 글로벌사업부문 부행장 등이다. 이날 신규 선임된 경영진의 임기는 내년 1월 1일부터 시작된다.
경영기획그룹장으로 선임된 정상혁 부행장은 전략, 재무 등 은행 전략기획을 총괄하며 현장 경험을 토대로 한 균형감 있는 시야와 비즈니스 통찰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다.
디지털그룹장으로 선임된 전필환 부행장은 SBJ은행 부사장 재직 시절 디지털 자회사 SBJ DNX를 설립하고 뱅킹 시스템을 일본 현지 은행에 수출하는 등 관련 분야에서 우수한 성과를 보였다. 특히, 신한금융의 근간이 재일교포 주주들이라는 점에서 SBJ은행에서의 근무 경험이 강점으로 꼽힌다.
신탁그룹장으로 발탁된 최익성 부행장은 영업 현장과 본점을 아우르는 폭넓은 경험을 바탕으로 영업의 방향성을 설정하고 합리적인 실행을 주도하는 능력을 갖췄다. 경영지원그룹장으로 선임된 정용욱 부행장은 인사, 영업 등 은행 경영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소통역량과 리더십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영업그룹장으로 선임된 한용구 부행장은 지주사 본부장 재직 시절 원(One)신한 전략을 담당했으며 영업 전략·추진 등 영업 전반에 대한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다.
아울러 신한은행은 글로벌 경기침체 및 대내외 불확실성 심화 등 금융업을 둘러싼 리스크에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준법·리스크관리·금융소비자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낸 경영진은 유임시키며 안정성에 힘을 실었다.
연임이 결정된 경영진은 △장동기 GMS부문 부행장 △이재학 여신그룹 부행장 △정지호 대기업외환그룹 부행장 △이병철 퇴직연금부문 부행장 △이순우 준법감시인 부행장 △배두원 IPS그룹 부행장 △조경선 개인그룹 부행장 △안효열 WM부문 부행장 등이다.
이와 함께 신한은행은 기존 '부행장-부행장보-상무' 3단계로 운영되던 경영진 직위 체계를 '부행장-상무' 2단계로 축소하는 내용의 직위개편을 단행했다. 이를 통해 부행장급 경영진이 각 그룹별 책임경영을 실천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기존 부행장보였던 경영진의 직위도 부행장으로 모두 교체됐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경영진 간 수평적인 소통을 활성화해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고 사업추진 실행력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