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종의 세상보기] 도덕경 정치는 꿈에 불과한가
[김무종의 세상보기] 도덕경 정치는 꿈에 불과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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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를 아십니까?" 이전에 길을 걷다보면 누군가 다가와 이런 질문을 하고 어딘가로 유인하려던 그들이 요즈음 잘 안보인다. 필자의 도의 기운이 소멸해 더 이상 다가오지 않는 걸까.

도(道)란 잘은 몰라도 통하는 이치, 철학이자 그 이상인 무엇이 아닐까 한다. 어렵다. 그 도에 대해 노자는 도덕경을 만들었다. 노자가 실체가 있는지 조차 논란이다. 전해진 바에 따르면 그가 자연으로 사라지기 직전에 성을 나서야 했는데 성 지기가 밖을 나가는 조건으로 글을 써 줄 것을 요구해 노자가 남긴 책이 5000자 글로 이뤄진 도덕경이라 한다.

알 듯 모를 듯한 그 도덕경 내용 중에 나라를 다스리는 법(57장)이 있다.

현재 나라를 다스리는 법 중 우리의 경우 우선순위로 부동산 정책이 꼽힌다. 지도자는 국민에게 꿈과 비전을 심어줘야 하는데 부동산이란 꿈이 저 멀리 가버렸으니 달아오르는 대선 후보자 경합에서도 부동산 정책은 큰 관심사다. 이 부동산에 대해 어찌 해 보겠다는 정책이 널리 알려지기 보다는 화천대유를 빌미 삼아 서로 죽이기 경쟁에 나섰으니 앞서 맛보기로 내놓은 부동산 정책은 검증 전에 파묻힌 형세다.

부동산은 대표적인 정책 실책으로 꼽힌다. 연이은 30가지가 넘는 규제책이었지만 결국 시장을 이기진 못했다. 부동산 안정을 통해 서민 시름을 덜어주려던 목표는 무위가 됐다. 주변에 그렇게 아파트가 많아 보이는데도 아파트를 구하지 못해 난리고 집값이 파죽지세로 오르니 청년층을 포함해 너도나도 사려고 아우성이다. 최근에는 빌라, 오피스텔로도 많이 몰린다 한다.

부동산 외에도 각종 정책실패는 규제의 덧칠하기를 양산한다. 언론은 질타하고 정부와 정치권은 대응책으로 규제의 성을 더 견고하게 쌓는다. 심지어 연애사 등 개인간 삶도 규제하는 세상이다. 사랑도 법과 제도의 틀에서 구애를 해야지 자칫하다 낭패를 보기 싶다.

도덕경 57장에 이런 구절이 있다. ‘세상에 금기가 많으면 많을수록 백성들은 점점 등을 돌리고 백성들에게 날카로운 도구가 많으면 많을수록 나라는 점점 혼란해지며…(天下多忌諱 而民彌叛, 民多利器 國家滋昏)' 음미해 볼 구절이다.

대선이 내년 봄(3월 9일)으로 얼마 안 남았다. 대선 후보들이 곱씹어봐야 할 대목이다. ‘권력획득’이 통상 정치의 목적으로 여겨지고 당연시되지만 잘못된 것이다. 정권획득은 단지 수단일 뿐 대국민 봉사가 정치의 목적이어야 한다. 그러나 후보들 경합 과정을 지켜보면 과연 그러한지 의문이다. 비전과 꿈을 주는 정치를 기대해 본다.

대선후보들은 ‘오징어 게임’만 할 뿐 국가 미래에 대한 고민이 부족해 보인다. 미래를 위한 논쟁을 통해 국민들 이해의 폭을 넓혀야 하는데 모자란다. 오죽 답답했으면 대한상의가 20대 대선을 '국가발전 논의의 장'으로 만들자고 호소했을까. 상의는 경제의 지속적인 발전과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 지혜 대결을 하라고 요구한다.

유권자들은 최선이 아닌 차선으로 후보를 정한다는 얘기가 있다. 섬뜩한 말이다. 전적인 지지의사를 가진 유권자는 몇이나 될까. 그러나 후보들은 이런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자기 지지세력만 믿고 대권 쟁취에 혈안이 되는 모습니다. 무위(無爲)를 강조하며 도덕경에서 논하는 정치는 꿈이런가.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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