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뉴스란 게 있을까. 항상 관련업에 종사하면서 이런 의문을 품게 된다. 중간 결론은 “(기사에 있어) 완벽한 진실은 없다. 진실을 최대한 추구할 뿐이다.”
기사는 0.1%의 불완전한 가능성에 버려야 하는 것일까. 아니면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최대한의 진실 추구 행위가 이뤄지고 팩트에 대한 확신을 가지면 공론화해야 하는 것일까.
굳이 선택하라면 후자를 선택하고 싶다. 이런 점에서 세상에 모든 뉴스는 가짜뉴스다. 또 100% 진실만을 원하는 곳은 위선적이라 말하고 싶다. 이런 위선은 특히 독자와 국민보다는 기사의 영향권-검증대상인 공적영역 등-에 놓인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기사는 개인의 은밀한고 사적인 영역은 다루지 않는다. 연예인의 사생활이 대표적으로 일반의 관심 사항으로 노출되는 경우가 있지만 이 또한 도를 지나치지 않도록 신중해야 한다.
언론의 주요 기능은 일반적으로 다른 미디어와 다르게 ‘사회적 감시’ 기능을 들 수 있다. 우리 공동체가 바르게 작동하게 하기 위함이다. 이에 권력에도 맞선다. 과거엔 중요 소스가 정부여서 정부와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검증하고 고발하는 기사가 주류를 이뤘다. 하지만 자본주의 시대가 진전되고 기업의 역할과 영향력이 정부와 공공기관 이상으로 커지면서 기업에 대한 감시가 언론의 기능으로 주목되고 있다.
하지만 기업을 감시하는 것은 정부와 공공기관보다 기술적으로 어려운 경우가 있다. 정부는 관련법에 따라 정보공개를 청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라도 있지만 기업은 은밀하고 소위 홍보조직을 통해 ‘알릴 것은 알리고 피할 건 피한다’는 피알(PR)의 원칙(?)을 제대로 구사한다.
더 나아가 소송을 통해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기도 한다. 문제는 이 소송이 이기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기자에 대한 압박용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있다는 점이다. 이런 스킬은 기업 뿐 아니라 정부와 공공기관에도 전파되고 있어 문제다. 언론의 기레기 인식이 확산되면서 암묵적으로 이런 것들마저 허용되는 분위기가 아닐까 우려스럽다.
최근 bhc치킨과 기자와의 소송에서 bhc치킨이 패소했다.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서울고법은 bhc가 곽 모 기자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을 최근 기각했다. 앞서 1심 법원도 bhc의 주장을 기각했었다.
곽 기자는 2019년 3~4월 bhc가 가맹점과 튀김용 기름을 거래하는 과정에서 폭리(지나치게 많이 남기는 부당한 이익)를 취했다고 보도했다. 또 곽 기자는 bhc가 튀김용 기름의 올레산 함량을 과장했다고 보도했다. 올레산은 올리브유에 포함된 지방산의 주성분이다.
bhc는 명예훼손이라며 곽 기자를 형사고소했다. 10억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민사소송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곽 기자의 보도가 공익적 목적으로 이뤄졌으며 허위사실 유포로 볼 수 없다고 불기소처분했다. 민사소송을 심리한 1, 2심 법원도 위법성을 찾기 어렵다며 검찰과 같은 판단을 내렸다.
최종심에서 어떠한 판단이 내려질지, 최종심으로 갈지도 모르지만 기업의 감시는 언론 본연의 기능임을 간과할 수 없다. 소송 등 일체의 압박이 두려워 자기검열해 진실을 드러내는 노력조차 하지 않는다면 그야말로 기레기에 불과할 뿐이다. 언론의 사명 또한 저버려 스스로 기자이길 포기하게 된다. 언론은 언론의 역할을 할 뿐이다.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