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 외환銀 인수 가능성 '희박'
HSBC, 외환銀 인수 가능성 '희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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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소심 연기…금융위 승인 '부담'
[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ihkong@seoulfn.com>HSBC의 외환은행 인수 가능성이 갈수록 희박해지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 올 초까지만 해도 HSBC와 론스타의 계약성사는 기정사실화 되는 분위기였으나, 최근 쇠고기 수입과 공기업 민영화 등 정부정책이 잇따라 난관에 부딪히면서 외환은행 매각 문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형국이다.
이달 초 전광우 위원장도 "외환은행 문제는 쇠고기 문제와 같이 국민정서를 감안하지 않을 수 없는 사안"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 외환은행 © 서울파이낸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법원은 이달 17일로 예정됐던 론스타의 외환카드 주가조작 항소심 선고를 일주일 연기했다. 법원은 선고 연기 이유를 "기록 검토에 좀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이번 판결이 외환은행 매각의 분수령이 될 수 있어 여론의 추이를 좀더 지켜보자는 의중도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HSBC와 론스타의 계약 파기 가능성은 최근 일부 외신의 보도를 통해서도 제기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달 26일 "한국정부가 론스타와 HSBC의 외환은행 매매계약을 조만간 승인하지 않으면 HSBC가 외환은행 인수를 포기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FT는 HSBC 관련 인사의 발언을 인용해 "수 주 안에 진전이 없으면 HSBC는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릴 것"이라고 전했다. 당시만 해도 FT의 보도는 외환은행 매각의 열쇠를 쥐고 있는 정부를 상대로 한 HSBC의 '압박용 카드'에 지나지 않는다는 해석이 우세했다.

그러나 이달 11일 로이터통신은 "한국 정부가 론스타와 HSBC의 외환은행 매매계약을 내달 말까지 승인하지 않으면 HSBC가 외환은행 인수를 포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HSBC의 외환은행 포기 가능성을 재차 보도했다.
이날 샌디 플로커트 HSBC 아시아태평양 CEO는 이날 대만 타이페이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에게는 (외환은행 외에) 다른 선택도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HSBC측이 외환은행 외에 '다른 은행'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사실상 외환은행 인수에 더이상 시간을 허비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동안 HSBC 내부에서도 외환은행 인수에 소요된 시간과 기회비용을 두고 적지 않은 논란이 제기돼 왔던 것으로 알려져 왔다.

한편, HSBC와 론스타는 지난 4월 외환은행 매매계약 시한을 7월 말까지 석 달 연장했으며, 7월 1일부터 7일까지는 어느 일방은 통지만으로도 계약을 파기할 수 있는 조항에도 별도로 합의한 바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외자에 우호적인 자세를 보였던 금융위가 최근 국내 여론에 눈을 돌린만큼 외환은행 매각 승인이 어렵지 않겠느냐"며 "이달 24일 2심판결이 어떻게 결론나든 금융위로선 외환은행 헐값매각 재판까지 승인을 미룰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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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2008-06-16 00:00:00
당연한 일이다.
이명박정부가 론스타의 먹튀에 야합을 한다면 더 많은 국민의 분노를 부를 것이다.
이제라도 감사원 지적대로 2003년도 외환은행 매각/인수의 불법성을 인정하고 론스타의 대주주 자격을 박탈하고 보유주식을 몰수해야한다.
또, HSBC도 한국에서 계속 은행업을 하고자 한다면 론스타의 먹튀에 야합해서는 곤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