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보소연 대립 ‘점입가경’
보험업계-보소연 대립 ‘점입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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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발표할 때마다 마찰…‘앙숙’ 관계 형성
“사업비 ‘펑펑’ 쓴다” vs “사업비 절감 ‘사활’”

[서울파이낸스 박민규 기자]<yushin@seoulfn.com> 보험소비자연맹이 발표하는 자료마다 보험업계와 마찰을 빚으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보소연은 지난 1일 발표한 자료를 통해 손해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 사업비를 ‘펑펑’ 쓴다며 비판했다. 이에 손보업계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손보협회는 보소연이 자료를 내자 4시간여 만에 즉각 반박자료를 발표했다. 이에 보소연 역시 반론자료를 내면서 서로간에 2차에 걸친 ‘자료 발표전’이 이어졌다.
이전에도 보소연은 관련 자료를 발표할 때마다 업계와 크고 작은 마찰을 빚어왔다. 이제는 서로 앙숙지간이 된 듯한 형국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고객을 위한 다툼이 아니라 단지 서로간의 힘겨루기가 아니냐며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보소연은 ‘손보사, 자동차보험 사업비 펑펑 쓴다’ 자료에서 손보사들이 정해놓은 기준을 초과해 사업비를 과다지출했다고 지적했다. 적정사업비율은 25%인데 실제로는 30%를 썼다는 것이다.
보소연에 따르면 이같은 사업비율은 생보 18.2%, 손보 전체 21.1%와 비교할 때 너무 많다는 설명이다. 특히 보소연은 보험개발원 자료를 근거로 들며 외국의 자동차보험 사업비율과 비교해도 미국 25.3%, 영국 24.1%, 프랑스 21.1%에 비해 높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손보협회는 반박자료에서 일본 손해보험통계와 미국 AM베스트 자료를 각각 인용, 자동차보험 사업비율이 일본 34.0%, 미국 36.4%로 국내보다 훨씬 높다고 반박했다. 또한 외국은 손해사정 관련 비용이 손해액으로 산정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손해사정 관련 비용 6~8%가 사업비에 포함되므로 이를 사업비에서 차감할 경우 사업비율은 21~22% 수준에 불과하다고 협회는 해명했다. 따라서 보소연의 주장은 억지라는 논지다.
또한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손보사들은 보다 저렴한 보험료 제시를 위해 사업비 절감에 사활를 걸고 있다고 손보협회는 설명했다. 
이외에도 자동차보험 예정사업비는 책임보험이 25%이고 종합보험이 30%로 책정돼 있어 이를 가중평균해야 함에도 보소연은 책임보험의 25%만을 인용하는 오류를 범했다고 협회는 주장했다.
그러자 보소연은 다시 자료를 발표, 우리나라도 장해검사비·장해진단서발급비·의사자문료 등 상당수의 손해사정비용을 사업비가 아닌 손해액으로 처리한다며 반박했다.
또 예정사업비가 의도적으로 부풀려져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사업비율은 크게 변화가 없는데도 예정사업비율이 지난 수년간 꾸준히 증가한 것은 초과사업비를 낮추려는 편법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손보협회는 또다시 반박자료를 내, 보소연이 인용한 보험개발원 자료의 외국 자동차보험 사업비율 수치는 손해사정 관련 비용이 미반영된 수치임을 지적했다. 그럼에도 보소연이 이를 무시하고 손해사정 관련 비용이 반영되지 않은 수치만을 원용해 비교하는 오류를 범했다는 주장이다.
또한 자유화 이전 실제사업비율은 34% 수준이었으나 2002년 이후 감독당국 및 업계의 지속적인 사업비 절감 노력으로 현재는 30% 미만 수준을 시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같이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상황에 대해 보험업계에서는 소모적인 논쟁일 뿐이라는 시각이 많다. 특히 보소연의 정체성이나 진정성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실제로 보소연은 지난 2002년과 2003년에 두차례에 걸쳐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에 소비자단체 등록을 신청했으나 거부당한 바 있다. 이에 보소연은 2003년 10월 재경부 장관을 상대로 등록거부 처분 취소 소송을 서울행정법원에 냈었다.
하지만 지난달 25일 대법원 상고심에서 원심에 이어 또다시 패소했다. 대법원에 따르면 일부 회원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조직된 단체에 대해 소비자단체 등록을 거부하는 것은 합당하다는 판결이다. 
이런저런 사정을 떠나서 보소연과 업계의 줄다리기는 서로에게나 고객들에게나 크게 득 될 게 없다는 게 중론이다. 서로간에 ‘말꼬리 잡기’식 소모적인 논쟁으로 에너지를 낭비하기에 그렇고 고객들 입장에서는 혼란만 가중되기에 더욱 그렇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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