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분쟁에 건설업계도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이 장기화할 경우 범 정부 차원에서 적극 추진하면서 급성장하고 있는 중동 지역 사업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삼성엔지니어링 등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등 주변국에서 프로젝트를 수행 중인 건설사들은 일단 추이를 지켜보는 분위기다. 지난 10년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크고 작은 무력 충돌이 있었지만 주변국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경우는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다만 사태가 장기화하거나 인근 지역으로 확전될 경우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해외시장 영향력을 확대해 온 건설사들의 해외사업 추진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 올 들어 8월까지 중동 지역 건설 수주액은 74억0973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 36억7403만달러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이 기간은 해외건설 수주총액 219억3243만달러 중 중동 실적이 약 34%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범 정부차원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네옴시티 프로젝트 수주에 공을 들이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주요 산유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유가 급등에 따라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면서 건설업계도 원자잿값 상승 등 여파가 컸던 만큼 이번 사태도 어떤 영향을 줄지 예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사태 장기화와 확전에 따른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사업장이 있는 지역이나 직원 출장지역에 전쟁이나 질병 위험 등이 예상되는 경우 회사에서 공지를 하고 있는데 오늘 아침까지도 다른 알림이나 변동사항은 없었다"면서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전쟁으로 앞으로의 건설사 쪽 중동 수주 관련에 영향이 있을 지는 충돌 정황을 더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도 예상과 달리 업계 미치는 영향이 컸던 만큼 이번 사태도 당장 영향이 없지만 장기화하거나 주변으로 사태가 확산될 경우 그 파장은 예측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인근 지역 무력 충돌이 커질 때를 대비한 안전 조치나 비상 메뉴얼을 마련해놨으며 관련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응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분쟁 인근 지역에 현장이 많지 않아서 당장 미치는 영향은 없지만 어떤 방식으로 확전될지 예측이 어렵기 때문에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회사도 중동 사우디 네옴시티 입찰 준비를 하고 있는데 지정학적 불안 요인으로 발주 지연 등 사업 기회 확장에 차질이 생길 수 있고 당장은 오일쇼크 등 유가 상승으로 인한 원자잿값 불안 영향 등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전했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전쟁 지역이 이스라엘 쪽이고 사업장들은 대부분 사우디아라비아(다른 국가)라 큰 영향이 없는 것 같다"며 "중동 쪽 사업 관련해서도 아직까지는 별다른 변동사항은 없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관련해서 예의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