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워홈, '남매의 난' 장남 구본성 승리···구지은, 연임 실패
아워홈, '남매의 난' 장남 구본성 승리···구지은, 연임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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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임시 주총 구본성 전 부회장 장남 구재모씨 사내이사 선임
장남-장녀 연합 승기···구지은 부회장 체제는 내다 3일까지
세자매 협약에 법정 분쟁 가능성 점쳐져···1200억 위약벌 발생
구본성 전 아워홈 부회장(왼쪽),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 대표이사 (사진=아워홈)

[서울파이낸스 이지영 기자] '남매의 난'으로 불린 아워홈 오너가 2세간 경영권 분쟁이 장남 구본성 전 아워홈 부회장의 승리로 일단락됐다. 아워홈 오너가 2세 구 전 부회장과 장녀 구미현씨 측이 막냇동생인 구지은 부회장의 연임을 무산시켰다. 다만 과거 세 자매가 맺은 의결권 협약에 따라 법적 분쟁의 불씨가 남아 있어 남매의 난이 재점화될 거란 관측도 제기된다. 

31일 아워홈에 따르면 이날 오전 서울 강서구 아워홈 본사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구본성 전 부회장의 아들 구재모씨 사내이사 선임의 건을 가결시켰다. 이에 따라 아워홈 사내 이사는 구재모, 구미현, 구미현의 남편 이영렬씨까지 합쳐 모두 세 명이 됐다. 구본성 전 부회장은 이사회까지 장악하게 돼 경영권 매각을 빠르게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이날 구지은 부회장의 연임안은 아예 상정도 되지 않았다. 구지은 부회장을 비롯한 기존 사내이사 임기는 내달 3일까지다. 구본성 전 부회장 측이 올린 전 중국남경법인장 황광일씨의 사내이사 선임의 건, 기타비상무이사로 구본성 본인 선임건은 부결됐다.

장남인 구본성 전 부회장과 막내 구지은 부회장은 2016년부터 경영권 분쟁을 벌여왔다. 이들 남매는 고(故) 구인회 LG그룹 창업자의 손자이자 고(故) 구자학 아워홈 회장의 자녀로 범 LG가의 3세다.

아워홈의 지분은 구자학 회장의 자녀들 구본성·명진·미현·지은씨가 98%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장남인 구본성 전 부회장이 38.56%, 장녀인 구미현 씨가 19.28%로 이를 합치면 50%가 넘는다. 차녀 구명진씨가 19.6%, 막내인 구지은 부회장이 20.67%를 보유하고 있다. 구본성 전 부회장에게 1명만 협조해도 지분이 50%가 넘는다.

구본성 전 부회장은 구미현씨의 지분을 우호지분으로 만들어 자신의 지분과 구미현씨의 지분을 합한 57.84%로 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에 경영권 매각을 논의 중이다. 이들이 지분을 매각하면 50% 과반을 넘겨 단순 지분 매각이 아닌, 아워홈의 경영권을 파는 것이다.

구지은 부회장은 임시주총 직전까지 구미현씨의 지분을 자사주로 매입하겠다며 설득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워홈이 당장 배당할 수 있는 5331억원을 활용해 1년안에 전체 지분의 61%에 해당하는 1401만9520주를 자사주로 사들이겠다는 것이다.

이날 주총에서는 구지은 부회장 측은 구미현 씨가 보유한 지분을 자사주로 사들이는 내용의 자기 주식 취득의 건도 부결됐다. 해당 안건이 부결되면서 구지은 부회장은 사실상 경영권 방어에 실패했다. 이로써 구지은 부회장은 내달 3일 임기를 마치고 사내이사에서 물러나게 된다. 아워홈은 다음주 이사회를 열어 새 대표이사를 선임할 예정이다.

캐스팅보터 역할을 해 온 구미현씨는 지난 2021년 남매의난 때는 막냇동생의 편에 섰지만 지난달 주총에 이어 이번 임시주총에서도 구본성 전 부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구미현씨는 구본성 전 부회장이 사모펀드에 매각해 얻는 이익이 더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구미현씨는 주총 전날인 30일 대표이사직에 오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구지은 부회장 연임을 사실상 지지하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주총에 앞서 구본성 전 부회장 편에 서겠다는 통보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구미현씨가 대표이사직을 맡을 경우 법적 분쟁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미현·명진·지은 세 자매는 지난 2021년 구본성 전 부회장을 대표에서 밀어낼 당시 의결권 통합 협약을 체결했다. 이사 선임, 배당 제안 등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하겠다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이 협약을 깰 경우 최대 1200억원에 달하는 위약벌이 발생한다. 구미현씨는 효력의 종결을 주장했지만, 올 초 법원에서는 해당 협약서가 아직 유효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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