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안정보고서] 경기불황·고금리에 자영업자대출 연체율 2년새 0.5→1.52%
[금융안정보고서] 경기불황·고금리에 자영업자대출 연체율 2년새 0.5→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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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취약차주 비중 12.7%, 가계대출보다 두배 달해
연체차주 수 비중 1.57%→4.2%···신규연체·지속률도 급증
서울 시내 한 폐업 상점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폐업 상점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경기불황과 고금리 환경속 자영업자대출 연체율이 2년새 0.52%에서 1.52%로 3배 가량 급등했다. 최근 2년새 빚을 상환하지 못한 취약차주가 늘면서 신규연체가 크게 불어난 데다, 이들이 연체를 지속하는 기간 또한 늘면서다. 이 때문에 회생가능성이 없는 자영업자에 대한 채무재조정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자영업자대출이 1055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기간 가계대출(1767조원, 1.6%) 증가율을 웃돈다.

최근 몇 년새 분기별 자영업자대출 증가율을 보면 2022년 2분기(15.8%) 이후 꾸준한 둔화세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지난 2020년 2분기(15.3%)부터 2022년 4분기(12.2%)까지 두자릿수대 증가율이 이어졌는데, 같은 기간 가계대출 증가율이 5.3%에서 -0.4%까지 줄었다는 점과 대비된다.

문제는 자영업자대출의 연체율이 급증한다는 점이다. 자영업자대출 연체율은 2022년 2분기 0.5%에서 올해 1분기 1.52%까지 1.02%p나 뛰었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 연체율이 0.56%에서 0.98%로 0.42%p 상승에 그친 것과 비교된다.

이뿐만 아니라 1분기 취약차주 비중도 가계대출이 6.4%인 반면, 자영업자대출에서는 12.7%로 두배에 육박할 만큼 대출의 질도 악화된 상태다.

이에 대해 한은 금융안정국 안정분석팀은 이번 금리상승기(2021년 3분기~2023년 4분기) 중 개인사업자 대출연체율이 과거 금리상승기(2010년 3분기~2011년 3분기, 2017년 1분기~2019년 1분기)에 비해 가파르게 올랐다고 지적했다.

안정분석팀 관계자는 "대출금리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컸고, 서비스업 경기가 2022년 하반기 이후 위축됐다"며 "특히 개인사업자의 주된 담보대출 대상이 상업용부동산임을 감안하면 상업용부동산 시장의 부진 또한 연체율 상승세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가계·자영업자의 연체율 상승세가 평균 연체액의 증가보다 연체차주 수 증가에 기인했다는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연체차주의 1인당 평균 연체액을 2022년 2분기 말과 올해 1분기 말과 비교해 보면 가계는 2700만원에서 3400만원으로, 자영업자는 1억400만원에서 1억2200만원으로 오히려 가계대출의 평균 연체액이 더 크게 늘었다.

반면 연체차주 수 비중은 가계의 경우 1.72%에서 2.31%로 늘어난 반면, 자영업자는 1.57%에서 4.20%로 세배 가량 급증했다.

신규 연체진입률 또한 가계는 2021년 4분기 말 0.43%에서 올해 1분기 말 0.63%로 상승했지만, 자영업자의 경우 0.47%에서 1.52%로 세배 가량 상승한 것이 부각된다.

이밖에 1분기 기준 연체차주의 연체지속률 또한 가계가 76.2%, 자영업자가 74.6%로 모두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안정분석팀 관계자는 "당분간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연체율 상승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당국은 채무상환능력이 크게 떨어졌거나 회생가능성이 없는 자영업자에 대해 새출발기금 등을 통한 채무재조정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가계와 자영업자 차주의 재무건전성 변화가 금융기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모니터링 또한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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