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희 칼럼] 한·일 동맹 안 될 이유
[홍승희 칼럼] 한·일 동맹 안 될 이유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근래 한국과 일본의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이슈가 두 가지나 나왔다. 하나는 정신머리없는 어느 정치인이 한일동맹이라는 헛소리를 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일본 우익신문인 요미우리에서 일본이 한국무기 도입을 검토한다는 뉴스를 내보냈다는 것이다.

일단 한국과 일본은 역사상 단 한 번도 동맹이었던 적이 없었음에도 명색이 국회의원이라는 사람이 그런 말을 했다는 점에서 그의 지적 능력을 의심해야 할 상황인데 이런 터무니없는 지식을 가진 정치인이 의외로 그 한 사람만은 아닌 것 같아 매우 우려된다. 현재 한국과 미국, 미국과 일본은 각각 동맹을 맺고 있지만 그렇다고 한국과 일본이 동맹관계는 아니다.

그리고 한국과 일본은 국가 간 역사적으로나 현재 상태로나 갈등을 빚고 있는 문제가 결코 간단하지 않은 관계여서 이 문제들이 풀리지 않는 한 동맹으로 나아갈 수 없고 또 동맹이 되어서도 안 된다. 듣기 좋은 말로 지난 역사는 이미 지난 것이니 묻고 가자고 일본이 주장하고 미국이 원하지만 그건 그들의 바람이고 한국 입장에서는 두들겨 맞고 강간당하고 가진 것 상당부분을 빼앗긴 일에 대해 제대로 된 사과조차 받지 못한 채 묻는다면 앞으로도 국제사회에서 제대로 대접받지 못할 짓일 뿐이다.

일본은 그동안 한국에 사과할 만큼 했다고 주장하지만 그런 나라가 어린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과서에 그 사실을 왜곡하거나 삭제하는 내용을 버젓이 실을 수는 없다. 뿐만 아니라 근대 사적이라고 국제사회에 내보이는 곳에서도 그 곳에서 한국인 당시 조선인을 강제징용해 노예노동을 시킨 사실을 감추기에 급급한 게 사과하는 자의 태도일 수는 없다.

그러니 이미 일본이 사과했다는 저들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라는 한국 내 앵무새들이 아직 설칠 수 있는 한국 사회가 안타깝다. 소위 학자라는 자들 중에도 그런 자들이 학문의 자유를 내세우며 설치고 정치인이라는 종족 중에도 표현의 자유라는 교묘한 화술로 포장한 부역자들이 버젓이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 사례들이 국가적 민족적 자부심을 훼손한다.

뿐인가. 멀쩡한 남의 나라 영토를 제 것이라고 우겨대며 어떻게든 국제적으로 분쟁지역화하려는 시도를 멈춘 적이 없다. 식민지 침탈 시 저들이 획득한 한국 영토를 해방 후 돌려받은 것뿐인 독도에 대한 미련을 포기한 적이 없는 일본이 계속 한국과의 군사적 동맹을 꾀한다.

아마도 그런 연장선상에서 요미우리신문의 보도가 나온 듯하다. 물론 이 보도의 사실성 여부는 아직 확인된 바 없다. 양국 정부 간 협의가 진행된다는 것도 아니고 일본 정부 내에서 검토된다는 수준이어서 눈길 끌 기사거리 없는 미디어의 땜빵용 창작일 여지도 있지만 어쩌면 이 보도가 일본 정부 일각의 한국을 향한 간보기일 가능성은 있다.

따라서 무시해버릴 수도 있는 별 가치없는 보도일지도 모르지만 이 시점에 굳이 이 문제를 이슈로 삼고자 하는 이유는 혹시라도 앞서 얘기됐던 정신없는 정치인 족속과 뉴라이트라는 이름으로 친일 매국 글줄 팔기에 매명하는 학자 부류들과 호흡 맞추는 정부가 역사적 과오를 더할까 염려되어서다.

다른 분야가 수출에 어려움을 겪는 것에 비해 요즘 그나마 활발한 수출 소식을 전하는 방산분야다 보니 물들어올 때 배 저어야 한다며 똥오줌 안 가리고 아무 나라에나 냅다 팔아제끼자고 나설까 저어하게 된다. 다른 나라에 수출하는 것이야 이제까지 우리 스스로 원칙을 세워 그런대로 선을 지켜왔고 또 미국이 콩이야 팥이야 참견을 해대니 크게 걱정할 상대는 없었다.

그런데 일본은 다르다. 적어도 어느 미친 나라가 역사적 악연에 더해 현재도 제 나라 영토를 탐내며 분쟁거리를 만들려고 끊임없이 도발하는 나라에 제 무기를 내준단 말인가. 그것도 바로 옆에 붙어있는 나라에게.

미국이야 자신이 머리로 있는 진영의 몸통을 불리기 위해 한국과 일본이 동맹이라도 맺어 미국의 일사불란한 지휘를 받기 원하고 있음이 눈에 훤히 보인다. 하지만 한국은 적어도 미국이 스스로의 등을 맡길 든든한 우방은 될지언정 더 이상 미국의 손짓에 우리 젊은 병사들을 위험하기 짝이 없는 저들의 전쟁판에 실속 없이 용병으로 팔아버려야 했던 허약한 역사를 이제는 청산할 때가 됐다.

이웃 국가와는 우호적으로 지내는 것이 좋다. 그러나 악수는 하되 함부로 등을 보여서는 안 된다. 더구나 영토분쟁을 일으키고자 지속적으로 도발하는 일본이고 자위대는 한일간 군사전 시뮬레이션도 돌려보는 일본에 혹시라도 무기를 팔 생각이 터럭만큼이라도 있는 자들이 과연 권력 가진 자들 중에 없을지 걱정을 멈출 수가 없다.


이 시간 주요 뉴스
저탄소/기후변화
전국/지역경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