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시민 불만' 등 논란 변수···디바이스 가격 인상 '악재'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파리 올림픽 개막이 이틀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삼성전자가 갤럭시Z폴드6·Z플립6 마케팅 활동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고 있다. 다만 실제 홍보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삼성전자는 23일 파리 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단 1만7000여명에게 '갤럭시Z플립6 올림픽 에디션' 배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갤럭시Z플립6 올림픽 에디션'은 지난 10일 출시됐다.
삼성전자는 파리 올림픽 일정에 맞춰 선수들에게 가장 빠르게 전달될 수 있도록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협력해 특별 전담 운송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각국 선수들은 18일부터 선수촌에 입촌해 순차적으로 올림픽 에디션을 수령하고 있다.
올림픽 에디션은 갤럭시Z플립6의 옐로우 색상에 금빛 올림픽·패럴림픽 엠블럼과 삼성 로고가 새겨졌다. 함께 제공되는 전용 플립수트 케이스는 프랑스 국가대표팀의 개막식 의상을 디자인한 LVMH 그룹 럭셔리 남성복 브랜드 벨루티와 협업으로 완성됐다.
또 최신 올림픽 정보를 제공하는 'Athlete 365', 파리 올림픽 경기 관련 정보와 파리 시내 관광∙생활 정보를 담은 'Paris 2024' 등 선수들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올림픽 공식 앱이 기본 설치돼있다.
이와 함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12년만에 올림픽에 참석한다. 이 회장은 2012년 런던 올림픽 당시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 홍라희 여사,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올림픽에 참석했다. 삼성전자가 30년째 IOC 공식 파트너로 올림픽 후원을 하고 있고 갤럭시Z폴드6·Z플립6도 올림픽을 중심으로 마케팅을 펼치는 만큼 직접 홍보활동에 나서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올림픽 개막 전부터 파리를 중심으로 마케팅 활동을 펼쳤다. 지난 10일에는 하반기 갤럭시 언팩을 프랑스 파리에서 진행했고 언팩 전부터 파리 시내 주요 관광명소 일대에 옥외광고를 진행하는 것은 물론 '삼성전자 올림픽 체험관'도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 마련하는 등 파리를 중심으로 홍보에 나섰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올림픽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대내외 환경이 녹록치는 않은 상황이다. 올림픽 자체에 대한 악재와 함께 갤럭시Z폴드6·Z플립6에 대한 악재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파리 올림픽은 시작부터 선수촌 에어컨 미설치 논란과 수상종목 경기가 열리는 센강 수질 논란 등으로 골치를 앓았다. 여기에 파리 시내 물가가 치솟으면서 파리 시민들의 반발이 거센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올림픽 주최 측은 결국 선수촌에 에어컨을 설치하기로 했고 센강 수질은 이달 초 수질 적합 판정을 받았다. 다만 물가 상승에 따른 시민들 반발은 여전한 상황이다.
이번 올림픽 마케팅의 핵심이 되는 갤럭시Z폴드6과 Z플립6도 가격 인상 등으로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갤럭시Z플립6은 국내 출고가가 각각 148만5000원(256GB), 164만3400원(512GB)이다. 이는 전작 대비 약 10만원 가량 인상된 수준이다. Z폴드6는 전작 대비 약 20만원 내외로 가격이 인상돼 1TB 모델은 270만원에 이른다.
이 같은 가격 인상 탓에 국내 사전판매는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를 얻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갤럭시Z폴드6·Z플립6의 국내 사전판매 91만대로 전작 102만대보다 10만대 가량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다만 삼성전자는 2030세대 판매 비중이 처음으로 50%를 넘긴 것에 고무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24일부터 글로벌 판매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사정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유럽 시장은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공을 들이는 시장인 만큼 샤오미, 아너 등 중국 폴더블폰과 직접 경쟁해야 한다. 앞서 지난 12일 중국 아너는 자사 폴더블폰인 매직V3를, 샤오미는 19일 믹스 폴드4를 각각 공개했다. 두 제품은 이달말에서 다음달 초 유럽 무대에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제품은 모두 갤럭시Z폴드6보다 얇은 두께와 가벼운 무게, 저렴한 가격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다만 아직 AI 구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Z폴드6보다 Z플립6의 판매 비중이 높은 만큼 큰 영향을 주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삼성전자가 글로벌 시장에서 올림픽 마케팅이 성과를 거두더라도 국내 마케팅은 예전보다 저조할 것으로 보인다. 남자 축구 올림픽 대표팀이 40년만에 본선 진출에 실패하고 구기 종목 중 여자 핸드볼을 제외한 전 종목이 올림픽에 참가하지 못하면서 '흥행카드'가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은 21개 종목 143명으로 1978년 몬트리올 올림픽 당시 50명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지난 도쿄 올림픽 당시 대한민국 대표팀은 금메달 6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0개로 종합순위 16위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올림픽 종합순위가 지난 도쿄 올림픽보다 더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