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기회의 땅, 인도네시아"···韓 기업, 현지 공략 '박차'
[초점] "기회의 땅, 인도네시아"···韓 기업, 현지 공략 '박차'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구 2.82억명, 국민 평균 연령 29.7세···2000여개 韓 기업 진출
삼성·SK·현대차·LG, 인니 투자 확대···현지 맞춤 R&D·생산 구축
글로벌 경기 침체 속 경제 성장률 5%대···인도 제외 가장 높아
中 기업과 경쟁, 정치 이슈 등 변수···수도 이전, 수출 제재 전망
5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JCC 전시장에서 한국무역협회(KITA)와 코엑스가 '2024 자카르타 국제 프리미엄 소비재전'을 개최한 가운데 인도네시아 바이어들이 한국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한국무역협회)
5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JCC 전시장에서 한국무역협회(KITA)와 코엑스가 '2024 자카르타 국제 프리미엄 소비재전'을 개최한 가운데 인도네시아 바이어들이 한국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한국무역협회)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미·중 무역갈등과 중국의 경기 침체 등이 맞물리며 우리 기업들에게 새로운 시장 개척의 필요성이 절실해지고 있다. 이 가운데 최근 인도네시아가 우리 기업들의 새로운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무역협회(KITA)와 코엑스는 5일부터 8일까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2024 자카르타 국제 프리미엄 소비재전'을 연다. 

올해로 7회째를 맞이한 이 전시회는 국내 우수 중소기업의 신규 수출판로 개척 지원을 위해 인도네시아에서 개최되는 대규모 한국상품 전시회다. 올해 전시에는 중소벤처기업부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과 충남‧충북‧전남‧전북‧인천‧강원‧대전‧경기 부천 등 8개 지자체가 협력해 총 204개의 국내기업이 참가했다.

올해 전시회에는 지난해보다 18% 증가한 현지 바이어 446개사가 사전에 우리기업과 구매상담을 신청해 한국 제품에 대한 현지의 높은 관심과 인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현지 대형 유통사인 푸드홀, 랜치마켓, 이온몰 등도 전시장을 찾아 상담을 진행할 계획이다.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기준 인구 2억8200만명으로 전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다. 또 국민 평균 연령 역시 29.7세로 젊은 국가에 속한다. 인도네시아는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었던 2019년과 2020년을 제외하면 평균 경제성장률이 5%대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경기침체가 한창인 지난해에도 5.05%의 경제성장률을 보였으며 올해도 5%대 성장률이 예상돼 잠재력이 큰 나라로 손꼽히고 있다. 

이처럼 잠재력이 큰 인도네시아에 우리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주 인도네시아 대사관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2145개에 이른다. 여기에 삼성전자와 SK, 현대차 LG 등 재계 빅4 역시 인도네시아에서 적극적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삼성전자는 1991년부터 인도네시아에 법인을 설립하고 현지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특히 2012년에는 삼성리서치 인도네시아 연구소를 설립하고 현지 맞춤형 모바일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 연구소는 2014년에 무슬림 전용 앱을 출시해 현지화에 나섰으며 최근에는 갤럭시 AI의 인도네시아어 버전도 개발했다.

또 지난해에는 인도네시아 치카랑 공장 내에 에어컨 생산라인을 마련하고 연간 2만대 규모의 에어컨을 생산하고 있다. 이 밖에 비스포크 에어드레서도 인도네시아에 출시하는 등 현지 스마트 가전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최창원 부회장이 이끄는 SK디스커버리의 혈액제제 자회사인 SK플라즈마는 지난해 인도네시아 국부펀드로부터 5000만 달러를 투자유치해 현지에 혈액제제 공장을 설립했다. 혈액제제는 혈액 내 성분을 분획·정제한 의약품으로 알부민, 면역글로불린 등 의약품이 해당된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 SK온은 2022년 에코프로와 함께 니켈 중간재 공장을 설립했다. 니켈은 이차전지 핵심 소재로 인도네시아는 니켈 매장·생산량이 세계 1위다. 다만 SK그룹은 현재 그룹 리밸런싱에 들어간 만큼 해외 투자 확대보다 사업 구조조정에 집중하는 상황이다.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전기차 아이오닉5가 생산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br>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전기차 아이오닉5가 생산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br>

현대차는 2022년 3월 인도네시아 브카시 델타마스 공단에 공장을 짓고 현지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또 지난 3일에는 인도네시아 대학생과 소외계층 청소년들의 멘토링·지원을 확대하며 현지 인재 육성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안정화를 꾀하고 이를 발판으로 아세안 시장 공략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인도네시아는 지난해부터 전기차 보조금을 상향하고 부가세를 줄이는 등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 역시 인도네시아 현지화를 통해 점유율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지난달 현대차 인도네시아 법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현지 생산능력은 2만300대, 생산실적은 2만2520대로 110% 이상의 공장 가동률을 보이고 있다. 

이 밖에 현대차그룹은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해 인도네시아에 배터리셀 공장을 준공했다. 이 공장은 연간 10GWh 규모의 배터리셀을 생산할 수 있다. 이는 전기차 15만대 분량과 맞먹는다. 

지난해 LG전자 HE사업본부는 인도네시아에 R&D 법인을 개소하고 현지 맞춤형 TV 연구에 나섰다. 특히 인도네시아 쩌비뚱에 있는 TV 생산법인은 아세안 시장 공략에 주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LG전자는 이 R&D 법인에 2025년까지 500명의 연구인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또 LG CNS는 지난 3월 인도네시아 시나르마스와 합작 법인을 설립하고 현지 디지털 전환(DX) 사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시나르마스 그룹은 에너지부터 통신, 금융 등 사업을 아우르는 인도네시아 최대 기업이다. 

재계 빅4 외에도 롯데는 5조4000억원을 투자해 인도네시아에 석유화학 공장을 짓고 있고 현지 백화점과 시내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인도네시아 리포 손해보험을 인수하고 현지 은행업에 진출한 상황이다. 

지난해 LG전자가 인도네시아 쩌비뚱에 설립한 R&D 법인. (사진=LG전자)
지난해 LG전자가 인도네시아 쩌비뚱에 설립한 R&D 법인. (사진=LG전자)

이처럼 국내 기업의 진출이 활발한 가운데 재계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잠재력이 큰 나라지만, 부정부패 지수가 높은 편이고 빈부격차도 커 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투명성기구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네시아 부패인식지수는 100점 만점에 34점으로 전체 180개국 중 115위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부패인식지수가 정체돼 개선 의지가 부족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또 중국 기업의 동남아 공략이 확대된다는 점도 변수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스마트폰 점유율 1위를 지켰으나 최근 중국 오포에 밀려 2위로 내려앉았다. 또 중국 BYD 역시 1조7000억원을 투자해 인도네시아에 전기차 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여기에 지난 2월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된 프라보워 수비안토 국방장관이 10월 중 취임을 앞두고 있다. KOTRA는 인도네시아 차기 대통령이 전 정부의 정책을 계승해 수도 이전과 핵심광물 수출 금지 등을 추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정부 정책이 우리 기업들에게 미치는 영향도 주목해야 하는 상황이다. 

KOTRA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인도네시아를 2024년에 5%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국가로 꼽으며 인도를 제외하고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글로벌 경제 상황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은 필요하지만, 2024년에 다양한 이슈들을 앞둔 인도네시아 경제를 주목해야 할 이유는 분명하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