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경쟁적 시장환경에 상품·가입대상 제한적
인슈어테크·펫사업자 등 유인해 경쟁 강화해야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국내 펫보험 가입률이 1%대에 불과한 원인이 비경쟁적 시장 환경에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신규 사업자의 진입이 활발하지 않아 가입대상과 상품이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소액단기전문 보험업의 진입 규제를 완화해 시장 경쟁을 촉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28일 김경선·한진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반려동물 보험 현황 및 개선 과제' 보고서를 통해 "다양한 사업자의 시장 진입이 활발하지 않고, 다소 비경쟁적인 시장구조가 유지되고 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 반려동물보험 가입률은 약 1.7%로 집계됐다. 이는 스웨덴(40.0%), 영국(25.0%), 미국(2.5%) 등 주요국에 비해 극히 낮은 수준이다. 반려동물 의료비 부담이 증가세를 보이면서 정부가 관련 제도개선을 추진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보험연구원은 낮은 펫보험 가입률의 원인으로 가입대상과 상품이 제한적인 점과 비경쟁적 시장환경을 꼽았다.
먼저 국내 반려동물보험은 개·고양이를 제외하고 특수 반려동물에 대해 보장 공백이 존재한다. 특히 반려동물의 고령화 추세에도 가입연령이 대부분 만 10세 이하로 제한적인 편이다.
반려동물보험시장 내 혁신과 상품 개발 활성화를 위해서는 시장 경쟁이 촉진돼야 하지만, 소액단기전문 보험회사와 반려동물 특화 보험회사의 시장 진입이 활발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실제 반려동물보험 시장은 올해 상반기 원수보험료 기준 상위 보험회사가 대부분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설상가상 기존 사업가간 경쟁이 심화되며 일부 보험사에서 자기부담률이 0%인 상품을 출시하기까지 한 상황이다.
지난 6월 28일 삼성화재가 지분 투자한 주식회사 '마이브라운'이 최초로 소액단기전문 보험회사 예비허가를 신청한 바 있지만, 그 외 새로운 경쟁자의 시장 진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보험연구원은 반려동물보험 시장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소액단기전문 보험업 진입 규제를 완화해 다양한 사업자의 진입을 유인하고 경쟁을 촉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보험연구원은 대표적 사례로 펫용품 커머스, 헬스케어 등 반려동물 관련 사업자나, 플랫폼·인슈어테크 기업 등을 지목했다. 이들은 소비자 접점이 크거나 서비스 제공 면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지녔지만, 상대적으로 자본 규모가 적어 보험시장 진입이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에 보고서를 작성한 김경선 연구위원은 "소액단기보험회사가 취급할 수 있는 보험기간은 1년이고 반려동물보험은 상품구조가 복잡하지 않다. 일부 인적 요건의 완화를 검토해 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신설 소액단기전문 보험업 활성화를 위해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으로 이전 제도(RBC)보다 강화된 일반손해보험위험 평가를 다소 완화하거나 단계적으로 적용하는 방안 등을 고려해 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