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생명 매각 ‘난항’
금호생명 매각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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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그룹, 연내 계약 체결 방침
시장 상황 불안정…관심도 낮아

[서울파이낸스 박민규 기자]<yushin@seoulfn.com>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 풋옵션 부담 해소를 위해 자회사인 금호생명을 매각할 방침이다. 하지만 시장여건이 여의치 않아 매각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금호그룹은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에서 기업설명회(IR)를 갖고 금호생명 매각 계약을 연내 체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 1·4분기 내에 매각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금호그룹은 지난달 말부터 이달 말까지 금호생명 인수자 실사를 진행, 다음달 초 입찰에 들어간다는 구상이다.
일단 금호그룹은 금호생명 보유지분 69.84%를 가급적 전량 매각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인수자가 원할 경우에는 50%+1주를 넘겨 금호생명 브랜드를 유지하는 방안도 고려중이다.
금호그룹 이용주 전무는 IR에서 금호생명에 대한 강력한 원매자가 있다며, 애착을 갖고 키운 회사인 만큼 가격을 잘 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금호그룹이 원하는 만큼의 값을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당초 금호그룹은 금호생명 매각가격으로 1조원 가량을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시장에서는 다소 무리한 가격이라는 견해가 다수였다.
거기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국내 주식시장도 무너진 상황에서 금호생명의 시가총액도 5000억원대로 급락했다.
실제로 제이스톡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금호생명 장외 주가는 9170원으로 시가총액은 5433억원이다. 이 중 금호그룹이 보유한 69.84%의 순수가격은 3794억원이다. 여기다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는다 해도 매각가격은 5000억원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관측이다.
무엇보다 금호생명 인수에 대한 국내외 금융사들의 관심도가 낮아 가격은 더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현재 인수 후보군으로 꼽히고 있는 KB금융지주나 롯데그룹의 경우 금호생명에 관심이 없다는 입장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지난 9월말경부터 금호생명 인수에서 손을 뗐다”며 “황영기 회장이 밝혔듯이 일단은 외환은행 인수에 관심을 쏟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한 유진투자증권 등도 매물로 나온 상황에서 금호생명에는 관심이 없다는 설명이다.
롯데그룹 역시 금호생명 인수에 관심이 없다는 입장이다.
외국사 중 후보군으로 꼽혔던 메트라이프는 AIG의 아시아 사업부 인수에 관심을 갖고 있어 금호생명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지는 상황이다. 악사(AXA)의 경우도 금호생명에 관심이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한화그룹이 대한생명 지분 21.36%를 매각할 방침이어서 시장여건상 매물은 많고 수요는 적은 상황이다. 즉, 가격이 하락할 수밖에 없다는 소리다.
대부분의 시장 관계자들도 금호생명 매각 여건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강하다.
한국투자증권 이철호 연구원은 “보험사 딜이라는 게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이 하면 가격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며 “제대로 하려면 시간이 많이 소요되므로 단기적 성과를 기대하기는 무리”라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 헤비인더스트리팀 정준호 차장은 “매각 진행상황을 금호그룹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어 자세한 사항은 알 수 없다”며 “모든 투자자가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매각에 우호적인 시장상황이 아닌 것만은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호그룹은 매각이 여의치 않을 경우 기존 방침대로 기업공개(IPO)에 나설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금호생명 IPO 주간사인 우리투자증권의 정준호 차장은 “현재 IPO시장도 악재가 많아 공모가가 기대에 못 미칠 가능성이 높다”며 “금호그룹 입장에서 매각이든 IPO든 헐값에 추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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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j 2008-11-02 00:00:00
재계의마미다스라불리는사람은뭐하는지문제해결안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