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후퇴 '가속'…조정장세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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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최악의 경우 900선 붕괴될 수도"

정부 유동성 정책 불구하고 자금 경색 심화

[서울파이낸스 박선현 기자]오바마 랠리, 한-미 통화스와프에 힘입어 한동안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던 국내 금융시장이 경기침체 늪에 빠져 좀처럼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실물경기가 나빠지면서 기업 부도위기가 높아 졌고 이로 인해 신용리스크가 증가하면서 또다시 금융시장 불안이 재현되고 있다는 점이다.
더욱이 이같은 악재들을 해소시켜줄 만한 뚜렷한 상승모멘텀이 부재한 상황에서 환율은 또다시 폭등하고 있고, 증시 버팀목으로 작용하던 주도주들은 맥없이 무너지고 있다. 수급 역시 개인과 프로그램에만 의존하고 있어 우리 증시는 반등은 커녕 바닥을 확인하는 것 조차 어려워 졌다.
■경기침체, 장기화 될 가능성 커
최근 우리 증시의 '돈줄'은 꽉 막혀있다. 유동성이 극도로 위축된 상황에서 은행들은 기업들의 자금 대출을 미루고 있고 개인이나 기관 역시 주식과 채권에 투자를 결심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정부가 금리를 내리는 등 연일 유동성 공급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시장의 자금경색은 좀처럼 풀릴 줄 모르고 있다.
HMC투자증권 이필호 애널리스트는 "금융시장에 돈이 들어올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라며 "하루빨리 건설사를 중심으로 부실 기업들을 퇴출시켜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의 악순환이 계속되기야 하겠지만 부실기업 일부가 퇴출된다면 증시 상황을 훨씬 좋아 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문제는 이같은 악재를 중화시켜줄 만한 뚜렷한 상승 모멘텀이 부재하다는 데 있다.
토러스투자증권 이경수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철강, 기계, 조선등이 반짝 상승만 하고 있다"라며 "강세장을 찾아가려면 주도주가 나와주거나 업종별 순환매가 순조롭게 진행돼야 하는데 현재는 이 두가지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에 물건을 연결 시켜주는 유통업체 부실이 미국에서 잇달아 나타나고 있다"라며 "실물경기의 첨병인 유통업체 부실이 전방위 적으로 확산될 경우 '돈줄'이 아니라 '물건줄'이 막히는 것을 걱정해야 할 판"이라고 지적했다.
■"보수적으로 대응하라"
이에 전문가들은 당분간 진바닥을 확인할 시간을 거칠 것이라고 보고 보수적인 대응을 권고하고 있다. 원종혁 SK증권 애널리스트는 "경기에 중요한 소비도 안 좋은 상황에서 기업들의 실적까지 안 좋게 나오면서 기댈 곳이 정부 밖에 없다는 점에서 시장불안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국내증시는 가격측면을 고려할 때 종가기준으로 전저점인 930선까지 밀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악의 경우 900선 마저 붕괴될 수도 있다는 주장도 있다. HMC투자증권 이필호 애널리스트 역시 "환율이 1500원대로 상승하고 미국 경기와 실적 기대치가 하향되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다면 코스피지수는 900선도 붕괴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거의 모든 악재가 돌출됐고 해소과정을 겨치고 있는 만큼 더 이상의 추가급락은 없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정부정책과 이를 기대하는 매수심리가 하방경직성을 다져 줄 것이란 분석이다.
하나대투증권의 조용현 애널리스트는 "시장이 급반등 이후 박스권을 형성하고 있지만 여전히 단기 추세는 훼손되지 않았다"며 "향후 펀더멘털과 신용에 대한 악재가 지속되면서 시장을 계속 압박할 수 있지만 정부정책과 이를 기대하는 저가 매수심리가 하방경직성을 확보하는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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