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제약사, 반려동물용 의약품 개발에 속도

[서울파이낸스 권서현 기자]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1500만명을 돌파하는 등 '펫코노미(펫+이코노미)' 시장이 커지면서 제약사들도 반려동물 의약품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지난해 동물용 의약품 신약 허가 건수가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1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동물용 신약 허가 건수는 △2020년 4건 △2021년 6건 △2022년 0건 △2023년 1건 △지난해 7건을 기록했다.
글로벌 시장연구기관인 이머전 리서치는 전세계 반려동물 의약품 시장을 규모를 2022년 146억6000만달러(약 20조원)에서 10년 뒤인 2032년에는 301억8000만달러(약 42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연평균 7.5% 성장해야 가능한 수치다.
이처럼 반려동물 양육 인구 증가와 맞물려 '펫코노미(펫+이코노미)'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반려동물 의약품 개발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실제로 대웅제약의 자회사 대웅펫은 인체용 소화제인 베아제의 성분을 활용해 반려동물용 소화 효소 보조재 '베아제펫'을 출시했다. 또 인체용 간기능 개선제 우루사를 반려동물용으로 개발한 'UDCA정'을 선보였으며 현재는 인체용 당뇨병 신약 엔블로를 반려동물용으로 개발 중이다.
유한양행은 최근 박셀바이오와 국내 최초 반려견 전용 유선종양 면역항암제 '박스루킨-15'의 마케팅 및 판매 협약을 체결했다. 동국제약은 2021년 자사 대표 잇몸약 인사돌을 활용한 반려견 전용 치주질환 치료제 '케니돌'을 출시했다.
지엔티파마는 인체용 퇴행성 뇌신경질환 치료제로 개발 중이던 '크리스데살라진' 성분을 활용해 반려견 인지기능장애증후군(CDS) 치료제 '제다큐어'를 선보였다.
앞서 종근당바이오는 2019년 동물의약품 전문기업 이글벳과 협업해 반려동물 전용 유산균 브랜드 '라비벳'을 내놨다.
동화약품은 지난해 반려동물 헬스케어 기업 핏펫에 투자하며 동물의약품 사업에 진출했다. 핏펫이 보유한 반려동물 헬스케어 데이터베이스를 활용, 동물의약품을 연구·개발한다.
동아제약은 반려동물 영양제 브랜드 벳플을 출시했다. 벳플은 동아제약의 수의사들과 반려동물 전문가가 직접 개발에 참여한 반려동물 맞춤 영양제로 강아지와 고양이를 위한 헬스케어를 제공한다.
유유제약은 이달 27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동물의약품 등(동물 의약외품, 동물 건강기능식품, 동물 용품)의 제조·판매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는 정관변경을 의결하기로 했다.
제약업계는 관련 시장이 초기인 만큼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사업 확장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체용 의약품이 동물에게도 상당 부분 동일한 효과를 내는 등 시너지효과가 큰 점을 주모가혹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 해당 시장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 특히 반려동물을 키우는 50대 이상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데 이런 인구구조의 변화와 맞물려 있는 부분"이라며 "반려동물 의약품은 기준이 애매해 현재는 인간에게 처방하는 약의 몇 분의 1 정도로 처방하고 있다. 미개척 시장이니만큼 기준을 세우고 중장기적으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