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뛰는 원달러 환율, 왜?
널뛰는 원달러 환율,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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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한 시장+당국의 대응 미숙

[서울파이낸스 안보람 기자] 원·달러 환율이 새해 벽두부터 60원 이상 치솟더니 폭등과 폭락을 거듭, 시장 참여자들이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올해 들어 11거래일간 전일비 최대 변동폭은 61.5원에 달하며, 하루만에 30원이 떨어지는가 하면 40원 이상 치솟기도 했다. 16일에서 서울 외환시장은 전날보다 34원 내려선 1358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또 올 평균 일중 변동폭은 26원이 넘는다. 일중 변동폭이 크다는 것은 작은 외부 충격에도 환율이 솟구칠 수 있는 여지가 크다는 의미로, 일중 변동폭이 축소돼야 외환시장의 안정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외환당국은 치솟는 환율을 잡기 위해 지난해 7월 한 달간 200억 달러를 쏟아 부으며 점심시간에 대규모 매도 개입에 나서 '도시락 폭탄'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10월 10일에는 환율의 하루 변동폭이 10년 10개월 만에 최고치인 235원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하루 5원만 변동돼도 '급등' 혹은 '급락'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거의 5개월 가량 이런 장세가 연출되자 이제는 하루 10~20원의 변동 폭은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외환시장의 이같은 널뛰기는 왜 계속되는 걸까?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글로벌 금융불안과 취약한 외환시장 구조를 꼽는다. 금융시장의 불안이야 더 말할 것도 없지만, 왜 유독 한국만 이렇게 휘청대는 걸까?

표면적 원인은 수급부족. 금융위기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변동폭이 크다보니 쉽사리 외환시장에 뛰어들지 않는 다는 것. 다시말해, 극도의 불확실성이 근본원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하루에 100억달러 이상 거래되던 거래량은 지난 4분기 30억달러도 채 되지 않았고, 올해 들어 60억달러로 늘긴했지만 여전히 턱없이 적은 규모다.

한 외환시장 관계자는 "연말 외환당국이 공공연히 달러매수를 제한하면서 거래량이 더 줄었다"며 외환당국의 대응을 그 원인으로 지목했다.

또 다른 관점의 해석은 외환시장의 취약성이다. 우리 외환시장이취약해 투기세력의 먹잇감이 되고 있다는 것. 실제로, 국내 주식시장을 외국인이 주도하고 있고, 외환시장은 역외에서 주도당하고 있다. 우리의 시장이 외국인들에 의해 좌지우지 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달러화 대비 원화의 변동율은 -25.7%로 주요국 중 영국의 파운드화(-27.2%)에 이어 두번째로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이는 주요국 중에서도 우리의 외환시장이 유독 취약하다는 방증이다.

또 다른 외환시장 관계자는 "역외 시장에서의 외국인들은 돈도 많고 '선수'인데 반해 우리시장에는 선수가 없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거래량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외환당국의 소극적 대응으로 환율레벨을 끌어올렸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일단, 커진 변동성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법. 외환당국이 거래량이 적어 변동폭을 키우지 않을 수도 있었던 조건에서도 손을 놓고 있었다는 지적이다. 결국, 화살은 취약한 시장, 그리고 이를 다루는 외환당국의 미숙함을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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