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 예탁원 프로젝트 '불참', 왜?
삼성SDS, 예탁원 프로젝트 '불참',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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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직원 단순 실수"…뒤늦게 제안 '억지'
"어처구니 없는 일"…금융IT 사업 '타격'

 [서울파이낸스 이상균 기자] 삼성SDS가 올 상반기 최대규모 금융IT 사업인 한국예탁결제원의 차세대 프로젝트 수주를 놓고 '어처구니 없는 실수'로 사업자 선정단계부터 참여하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다. 삼성SDS측은 대수롭지 않다는 입장이지만, 수백억원대의 프로젝트를 놓쳤다는 점에서, 그 진짜 이유가 뭔지를 놓고 IT업계가 크게 술렁거리고 있다. 

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500억 규모의 예탁원 차세대 프로젝트 입찰 마감결과, LG CNS와 SK C&C 등 단 2개사만이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유력한 사업자로 꼽혔던 삼성SDS는 참여하지 않았다. 

문제는 이같은 대규모 프로젝트에 삼성SDS가 왜 참여조차 하지 못했는가 하는 점이다. 삼성SDS는 대외적으로 인터넷 입찰과정에서의 단순한 공인인증서 '에러'라고 밝히고 있지만, 조달청 입찰기본도 파악하지 못한 어처구니 없는 해프닝으로 빚어진 결과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삼성SDS는 인터넷 입찰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공인인증서 '오류'로 입찰에 참여하지 못해 조달청에 항의했지만, 실상은 담당자의 실수로 공인인증서를 '갱신'하지 않은 것이 진짜이유라는 게 업계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와관련, 업계에서는 치밀하기로 소문난 삼성의 '일처리'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한마디로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삼성SDS의 '실수'가 무엇인지를 놓고 설왕설래 말들이 많다. 지금까지 확인된 바에 의하면, 삼성SDS 금융사업실이 직원이름의 공인인증서를 이용해 입찰에 참여하려 했는데, 다른 사업부로 이동한 상태여서 해당 직원의 인증서를 재생시켜 사용하려 했다가, 입찰마감시간인 3시에 임박해서야 해당작업이 마무리됐다는 것.

이에 대해, 서울지방조달청 관계자는 “삼성SDS는 3일 오후 3시까지 가격입찰을 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다음날 아침 제안서를 가져오는 억지를 부렸다”며 “법적으로나 절차상으로나 앞뒤가 맞지 않는 행동”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삼성SDS가 나라장터 시스템에 문제가 있어 입찰에 참여하지 못했다고 주장했지만 자체 확인결과 시스템 에러는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더구나 나라장터의 시스템을 구축한 곳이 삼성SDS”라고 지적했다. 이어 "삼성SDS 측이 공인인증서를 갱신하지 않아 발생한 결과 같다"고 추정했다. 정황상 가장 신빙성이 높은 지적으로 보인다.

설령 그렇다해도 방법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이 관계자는 “만약 시스템에 문제가 생겼어도 마감시간인 오후 3시를 넘기지 않았을 경우 온라인 콜센터를 통해서도 입찰에 참여할 수 있었는데, 삼성SDS는 후속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삼성SDS 측이 조달청 입찰업무의 기본조차 모르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이번 프로젝트의 입찰은 4일 오후 3시까지 각 업체가 제안가격서를  나라장터 홈페이지를 통해 등록한 후, 오후 4시까지 제안서를 제출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삼성SDS측은 "시스템의 오류는 일어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고, 이번 입찰 불참은 영업담당자의 단순한 실수였던 것으로 안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런데 삼성SDS의 이같은 실수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삼성SDS는 작년 5월에도 담당직원의 실수로 3년마다 해야 하는 정보통신공사업자 등록을 갱신하지 않아 3개월간 공공사업을 수주하지 못한 적이 있다.

삼성SDS측의 무덤덤한 반응에도 불구하고 이번 입찰 무산으로 삼성SDS가 입을 타격은 상당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삼성SDS는 이미 예탁원 차세대 BPR(비즈니스프로세스 재설계)에 대한 ISP(정보전략계획수립)와 PI(프로세스 혁신) 등의 사전업무를 담당한 바 있다. 때문에, 이번 프로젝트 수주전에서 경쟁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월적 위치에 있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삼성SDS는 최근 IFRS(국제회계기준) 시장 보다는 한국증권금융의 차세대와 함께 이번 사업에 주력해왔었다.

예탁원 측은 "삼성SDS가 자체 실수로 이번 입찰에 불참하게 돼 아쉽다"고 밝혔다. 예탁원은 오는 9일 LG CNS와 SK C&C를 대상으로 제안설명회를 가져 기술평가를 한후 결과를 조달청에 넘기게 된다. 이후 조달청은 오는 10~11일에 입찰가격에 기술평가를 더해 최종적으로 SI업체를 선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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