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 중재안' 합의했나 안했나?…파행 국회 '새 쟁점'
'의장 중재안' 합의했나 안했나?…파행 국회 '새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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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혜영, "사인않했지만 합의" 주장...홍준표 "현장에서 거부...당내 찬성 없어" 

[서울파이낸스 이양우 기자]여야가 합의해서 만들었다는 국회 의장의 '쟁점법안 중재안'을 놓고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서로 다른 입장이어서, 법안처리정국의 또 다른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국회의장 중재로 마련된 쟁점법안에 대해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수용 촉구를 요구하고 나섰지만, 한나라당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맞서고 있다. 이에, 여야가 쟁점법안의 접점을 찾을 가능성은 희박해 졌고, 파행적인 법안처리가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양측은 '중재안 합의' 자체에 대해 근본적인 입장차를 드러내고 있다. 민주당은 홍 원내대표의 사인이 없지만, 합의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한나라당은 현장에서 거부했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중재안에 표기된 '의견을 모았다'는 문구에 대한 해석 또한 논란거리다. 

민주당은 2일 새벽 김형오 국회의장 중재로 마련된 잠정 합의안의 수용을 한나라당에 촉구했다. 원혜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자신을 비롯해 한나라당과 민주당 정책위의장 등이 친필 서명한 합의안을 공개하며 이같이 촉구했다.

원 원내대표는 당시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사인을 하지 않았지만 논의 과정에 모두 참석했으며, 최초 합의 한 시간쯤 뒤인 새벽 1시쯤에는 "합의했다"는 표현을 "의견을 모았다"는 표현으로 바꿔 2차 합의안까지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원 원내대표는 이같은 의장 중재안을 한나라당이 반대한다고 해서 뒤집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국회의장은 이 안에 따라 의사일정이 추진될 수 있도록 한나라당을 설득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미디어법 등 쟁점법안 처리와 관련된 김형오 국회의장의 중재안에 대해 이날 새벽 의원총회에서 설명해본 결과 찬성하는 의원이 한 명도 없었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오늘 아침 KBS1라디오 '안녕하십니까 민경욱입니다'에 출연해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그 제안을 받아들이기가 어려워 현장에서 거부했다면서 중재안은 원래 없었던 것으로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목에서 민주당의 주장과 홍 원내대표의 말이 어긋난다. 민주당은 '의견을 모았다'라고 했지만, 홍 원내대표의 말은 그게 아니라는 얘기인 셈이기 때문이다. 홍 원내대표가 원 원내대표와의 회동에서 '합의'를 하고 의원총회에서 의견을 물었는지, 아니면, 원천적으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는지가 애매하다.   

홍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미디어법을 놓고 재벌에게 방송을 주는 것처럼 선동하기 때문에 재벌의 방송에 대한 20% 참여 조항을 아예 뺄 수도 있다고 역제의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법안처리 시점을 정하지 않겠다고 해 의총에서 단 한명도 찬성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특히, 여야가 작성한 미디어법 절충안에 대해 서로가 주장을 하면서 어느 정도 논의가 이뤄진 것인 만큼, 그걸 합의안이라고 억지를 부리면 안된다며 민주당과 협상하기가 북한과 협상하기보다 더 어렵다고 비난했다.

홍 원내대표는 김 의장이 지난 1월 폭력국회를 종식하면서 미디어법에 대해 '2월에 합의가 안되면 직권상정해서 처리하겠다'고 했다면서, 그 약속을 지킬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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