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식 '주택청약종합저축' 인기, '거품'?
묻지마 식 '주택청약종합저축' 인기, '거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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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요자들 "기회 박탈" 하소연

[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 올해 대표적인 '대박' 금융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는 '주택청약종합저축', 속칭 '만능통장'의 인기가 '거품'일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하나의 통장으로 민영·공공주택 모두 청약할 수 있고 만 20세 미만의 미성년자도 가입할 수 있다는 강점이 오히려 약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6일 판매 이후 현재까지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는 230만명에 이른다. 예약판매 계좌수만 140만좌에 육박했다.

주택청약종합저축의 이같은 선풍적인 인기는 기존 청약저축, 청약예금, 청약부금 등 3가지 혜택을 하나의 통장에 합쳤다는 장점 때문이다.

기존 청약저축은 무주택 세대주만, 청약 예·부금은 20세 이상만 가입할 수 있었지만 종합저축은 유주택자는 물론 미성년자도 가입할 수 있다.

무주택 서민들의 '내집 마련'이라는 청약저축의 본래 취지와도 배치되는 셈이다.

특히 기존 청약저축 및 예·부금에 가입돼 있던 무주택자들은 종합저축의 등장으로 내집 마련의 기회를 박탈당했다고 하소연 하고 있다.

정부와 은행은 '만능청약통장'을 가입하면 더 많은 청약의 기회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인기가 높아질 수록 청약의 기회는 줄어들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또, 일각에서는 종합저축이 '부의 대물림'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럴 경우 피해는 고스란히 실수요자들이 떠안게 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택청약종합저축 출시 이후 일가족 모두 가입하는 사례도 상당수 있다"며 "특히 1500만원까지 증여세가 면제된다는 점에서 증여의 수단으로도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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