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리콜사태', 현대·기아車엔 '양날의 칼'
도요타 '리콜사태', 현대·기아車엔 '양날의 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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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사이익, 점유율 최고 1.2%p↑" VS "똑같은 전철 밟을 수도" 

[서울파이낸스 문선영 기자] 도요타의 유례없는 대규모 '리콜사태'로 가장 큰 수혜를 누리게 될 경쟁사는 어디일까? 그리고, 그 효과는 얼마나 될까?

도요타와 혼다 등 일본차들의 신뢰도가 추락할 경우, 가장 큰 반사이익을 누리게 될 곳은 현대기아차가 될 것이라데 전문가들의 견해가 일치한다. 나름의 분명한 이유가 있다. 현대기아차는 북미 시장에서 소형차와 중형차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본차업체와 가장 큰 경쟁 관계에 놓여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도요타가 미국에서 생산과 판매를 일시 중단한 캠리와 라브4 등 8개 모델 중 6개 모델이 현대기아차의 라인업과 겹친다. 이런 이유로 도요타의 리콜 사태로 얻는 반사이익의 크기는 미국 빅 3보다 현대기아차가 훨씬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반사효과를 계량화하기는 쉽지 않다. 증시전문가들은 도요타의 생산 중단 기간에 따라 현대차가 단기적으로 얻게 될 수혜의 크기가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기정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2주 동안 판매가 중단되고 도요타 모델 잠정 수요 중 최고 25%를 현대차가 흡수한다는 전제하에 점유율은 약 1.2%포인트 올라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생산중단이 4주로 연장될 경우 점유율은 2.3%포인트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남경문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도요타의 생산 중단이 2주간 이어지고 미국 소비자 가운데 20%가 현대차로 갈아탄다면, 2월 현대차 점유율이 0.8%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바클레이스 캐피탈'도 현대차가 이번 도요타 리콜 사태로 가장 큰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라며, 구체적으로 현대차의 시장점유율이 0.7%p가량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같은 분석은 단기전망. 중장기적으로는 이 보다 큰 반사이익을 누리게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일본차에 대한 품질 신뢰도가 추락할 경우, 한번 떨어진 신뢰도는 회복되는데 수년이 걸리기 때문이라는 것인데, 전문가들은 계량화가 쉽지 않다는 반을을 보이고 있다.  

다만, 기업의 순익과 소비자 인식 정도 등을 기준으로 브랜드 순위를 매기는 유명 브랜드컨설팅업체인 '인터브랜드'는 도요타자동차의 대규모 리콜과 생산 중단 사태로 경쟁사인 현대차의 인지도가 크게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인터브랜드'의 프램턴 CEO(최고경영자)는 "현대차는 변화하고 약동하는 브랜드로 보인다"면서 "현재의 여세를 이어갈 경우 브랜드 순위가 아주 빠른 속도로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인터브랜드 역시 구체적인 수치는 제시하지 않았다.

한편, 도요타의 불행이 현대기아차에게 반드시 유리하게만 작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도요타의 불행이 현대기아차로 옮겨붙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역시 논리적 근거가 분명한 주장이다. 전문가들은 현대기아차가 세계 각지에 공장을 세우고 양적인 팽창을 도모하는 과정에서 부품 단가 인하에 주력해온 도요타를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아온 왔다는 점을 그 이유로 지적한다.

실제로, 전 세계 각지에 공장을 세우고 생산량을 늘려온 점, 중소형차 라인업을 앞세우고 있다는 점, 부품 단가 인하로 가격경쟁력을 극대화해왔다는 점 등에서 현대기아차의 전략은 사실상 도요타의 닮은 꼴이다.

때문에, 현대기아차는 도요타의 리콜사태의 최대수혜자인 동시에 도요타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자동차업체이기도 하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세계 최고 품질을 자랑해온 도요타가 한순간에 무너졌다는 점에서 현대기아차 역시 언제든 비슷한 대량리콜 사태를 겪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현대기아차에게 도요타의 불행은 '양날의 칼'이나 다름없다.

때문에, 현대기아차로선 단기적 호재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비슷한 위험성에 노출될 가능성에 철저히 대비하는 등 도요타 사태를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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