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독도광고, '찬 가슴'으로 만나야 하는 까닭?
美 독도광고, '찬 가슴'으로 만나야 하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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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전 양상 비화시 '긁어 부스럼'...'분쟁 지역화' 역풍 우려도
한인유권자센터 김동석 소장 "주류 미디어 광고 시끌시끌" 곤란 

[서울파이낸스 이양우 기자] 우리의 '독도'가 미국에 상륙한다. '광고'라는 형식으로.  내달 미국 뉴욕의 심장부 타임스 스퀘어의 전광판에서 독도와 동해 관련 광고가 뜬다. 이 광고는 또 맨해튼의 한인타운에서는 방송으로도 나간다.

앞서, 수개월전엔 재미교포 자영업자 A모 씨가 로스엔젤레스 고속도로변에 '독도는 한국땅'(Dokdo Island Belongs To Korea)이라는 입간판을 세워 눈길을 끈 적도 있다.

정황상, 앞으로 '독도광고'는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독도 광고' 소식을 접한 국민들의 반응은 대부분 '환영일색'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현실적 고민'이 내재돼 있기 때문이다.

독도 광고가 자칫 일본을 자극해 독도 문제가 광고전 양상으로 치닫게 될 경우 '손해수'가 될 수도 있다는 '충정'에서 나온 걱정이다. 다시말해, 어짜피 '독도는 우리땅'인데, 독도광고가 '긁어 부스럼'을 만들 수도 있다는 염려다.

특히, 독도광고가 독도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세계인들의 눈에 독도를 '분쟁지역'으로 각인시키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극단적인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같은 맥락에서, 이번 광고가 개인적 차원에서 기획되고 진행된다는 점에서는 다행스럽다는 반응도 엿볼 수 있다. 

또, 30여년전 가수 정광태 씨가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노래를 통해 독도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과 이번 광고는 그 파장면에서 차원이 다를 수 있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이에, 신중론자들은 독도 문제와 관련해서는 무차별적인 광고전보다는 치밀한 외교적 노력과 학문적 접근 등 조용하면서도 실속있는 전략이 보다 효율적일 것이라는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특히, 재미교포들의 걱정어린 시각이 신경쓰인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대표적인 한인 인맥으로 꼽히는 美 뉴욕·뉴저지 한인유권자센터 김동석 소장은 "독도 문제를 전략적으로 판단해 접근해야 한다"며 신중론을 폈다. 

김 소장은 25일 세계한인신문에 기고한 칼럼에서 "한국과 일본 간의 문제를 미국에서 따지는 일이 그렇게 유쾌한 일이 아니고, 쉬운 일은 더욱더 아니다"면서 "미국이 언제 진실을 따지고, 어떤 주장이 더 정당한지를 판단했는가. 또 어느 측의 주장이 미국에 유리한가가 미국의 입장이란 것을 모르는 사람이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김 소장은 3월 1일부터 뉴욕 타임스스퀘어의 전광판에 독도와 동해 관련 영상물이 상영된다는 소식과 관련 `목적을 위해서는 전략적 판단이 요구된다'는 요지의 글을 기고했다.

김 소장은 그러면서 2008년 연방의회 도서관과 미국 지리위원회가 독도 명칭을 `리앙쿠르 록스'로 바꾸려고 했다가 한인들의 반발로 무산된 일을 상기시켰다. 그는 "(원래 있던) 독도란 이름을 갑자기 바꾸겠다고 한 것은 해당 직원(도서관 사서직원)이 뉴욕타임스에 난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전면 광고를 보고 그곳이 분쟁지역이라고 이해했기 때문이었다"며 "워싱턴 정치권 내 일본의 힘을 경험했던 나는 지금까지도 독도는 스트레스로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김 소장은 '스펀지에 물 스며들 듯이 일한다'라는 워싱턴 내 일본의 움직임을 경계했다. 그는 "워싱턴의 전문가들은 일본의 영향력을 `보이지 않는 핵폭탄'이라고까지 이야기한다"며 "일본은 절대로 정치적으로 먼저 치고 나오지 않는다. 주변부 작업이 성숙해진 것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그들을 아무도 모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은 독도 문제를 손 안 대고 분쟁지역 만들기 전략으로 나가고 있기 때문에 거기에 말려들어서는 안 된다"며 "(독도가) 그렇게 분쟁이 될 때까지 그들은 주변부 작업에 전념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아무런 준비 없이 미국 내 주류 미디어 광고로 시끌시끌한 우리하곤 방식이 다르다"고 덧붙였다.

아무튼, 독도광고는 카운트 다운에 들어갔다. 독도 광고를 준비 중인 한국 홍보전문가 서경덕 성신여대 객원교수는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상영할 광고를 맨해튼 한인타운 입구의 옥외 광고판에서도 상영하기로 했다고 지난 23일 밝혔다.

서 교수는 가수 김장훈 씨의 후원을 받아 다음 달 1일부터 타임스 스퀘어의 CNN뉴스가 나오는 광고판을 통해 30초 분량의 독도와 동해 관련 광고를 하루 48번씩 방송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서 교수는 한인타운에서의 광고 상영이 외국에서 태어나 성장하고 있는 재외동포 2, 3세들에게 독도가 우리 땅임을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 각국에 퍼져 있는 재외동포들과 함께 독도수호 프로젝트를 계속 만들어 나갈 것이라는 입장도 밝혔다.

가수 김장훈 씨와 서경덕 교수의 합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 이번 독도광고에 대한 일반인들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다. 사회봉사에 앞장서는 김 씨의 평소 이미지와 맞물려, 그의 애국심에 대해 '경의'를 표하는 이들이 적지않다.

하지만, 그의 순수한 의도와는 달리 앞서 지적한 대로 자칫 '독도 광고'가 예상치 못한 후유증이나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감도 분명 공존한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담그랴' 하는 식의 자신감도 좋지만 차가운 가슴으로 광고를 바라보는 자세가 필요할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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