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대표 인사 하마평 '무성'
증권사 대표 인사 하마평 '무성'
  • 임상연
  • 승인 2003.01.26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금융사고 실적악화 ... CEO평가 '극과 극'
대우 한투 대투 SK 등 중도하차說


오는 3월 결산을 앞두고 최근 증권업계에서는 벌써부터 증권사 대표들의 인사 하마평이 무성하다.

지난 한해는 증권업계 구조조정, 증시침체로 인한 실적악화, 잇따른 대형 금융사고 등 악재가 겹치면서 증권사 대표들에 대한 평가가 극단적으로 엇갈리고 있다. 더욱이 오는 2월 새 정부 출범으로 재경부 금감원은 물론 예보 자산관리공사 등 공기업 및 감독당국의 대규모 인사이동이 예정되면서 정부 그늘에 놓여있는 증권사 대표들의 인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 증권사 고위관계자는 지난해 주총에서는 변화를 중심으로 많은 대표와 임원들의 대규모 인사이동이 이루어졌지만 올해에는 이미 일부 증권사 대표가 교체된 만큼 실적과 구조조정, 주가 등의 외압과 평판, 새정부 출범에 대한 준비에 따라 주요 증권사 대표가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업계에서 최근 대표 교체가 거론되고 있는 곳은 대우(대표 박종수) 한투(대표 홍성일) 대투(대표 김병균), 우리증권(대표 이팔성) 등 주로 정부가 대주주인 증권사들이다. 한투증권 홍성일 대표를 제외하고 대부분이 1년 남짓 잔여임기가 남아있거나 연임된 상태지만 매각 M&A등 구조조정을 앞두고 자의반 타의반 자리이동을 준비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대우증권 박종수 대표는 잔여 임기가 내년 5월. 지난해 매각지연에 따른 대외이미지 및 주가 하락, 증시침체에 따른 실적악화 등으로 CEO평가 기준에 대체로 미달한다는 평이다. 특히 지난해 델타정보통신 계좌도용사건으로 내?외부 리스크관리에도 허점을 보여 대주주인 산업은행의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산업은행내에서는 매각과 관련해 박종수 대표의 잔여임기를 보장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정건용 총재의 발언처럼 상반기내 매각이 결정된다면 중도하차도 가능하다는 관측이다. 반면 증권업협회장 산업은행 등으로 자리 이동도 거론되고 있는 상태다. 경기고, 서울대 상과대를 졸업한 박종수 대표는 대우증권 재무관리부, 자금팀, 심사부 리스크관리부담당 전무등 핵심부서를 두루 역임하면서 대우증권은 물론 증권업계 종사들에게도 두터운 신임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추가 공적자금 투입이 거론되고 있는 한투 대투증권의 홍성일, 김병균 대표의 거취도 관심을 끌고 있다.

양사 모두 예보와의 경영정상화계획 이행계약(MOU)이 현재로선 불투명한 상태여서 추가 공적자금 투입시 대표 교체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오는 2월, 새 정부 출범 후 양사의 구조조정이 우선시 될 것이라는 전망도 이 같은 명분론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양사 대표의 임기여부보다는 새정부 해법에 따라 자리이동이 진행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오는 5월로 임기가 만료되는 홍성일 대표는 전문 경영인으로서의 평판에도 불구, 한투증권의 경영정상화 실패라는 오명을 벗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최근에는 영업환경 변화로 전환증권사의 입지가 좁아져 경영정상화는 요원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업계에서는 홍성일 대표가 이번 주총에서 연임이 안될 경우 삼성증권으로 재이동할 것이라는 다소 성급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재무부 출신으로 기술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을 역임하고 지난 2001년 3월 대투증권으로 자리를 옮긴 김병균 대표도 새 정부의 처리 방법에 따라 중도하차 등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우리, SK증권의 대표 교체설도 무성하다. 지주사 설립 이후 별다른 시너지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우리증권의 이팔성 대표는 대우증권과의 합병 등 구조조정이라는 변수에 의해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랜 임기동안 전문경영인으로서 입지를 굳힌 이 대표는 중국진출 등 신규사업을 적극 추진하면서 의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합병증권사의 선봉장이 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 2001년 선임된 SK증권 김우평 대표의 경우 JP모건과의 이면계약 파동으로 그룹내에서 입지가 좁아져 자의반타의반 물러날 것이 점쳐지는 처지다.

이번 사건이 김 대표와 전혀 무관한 일이지만 원만한 문제처리에 미흡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1천억원 상당의 손실부담과 금감원의 과징금 부과, 주의적 경고 등이 잇따르면서 SK에 대한 이미지를 실추시켰다는 괘씸죄도 적용됐다는 소문이다. 특히 SK 손길승 회장이 올해 핵심 경영과제로 운영효율 개선을 통한 기업가치 극대화를 주창한 상태여서 김 대표가 실적, 주가 등을 통해 이번 사건을 만회하고 조직내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상태라는 진단이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증시침체와 새정부 출범 등의 요소들로 인해 증권사 대표들이 직간접적으로 압박을 받고 있다며 올해로 임기가 만료되는 사장 중에는 이미 주변정리를 끝낸 사람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