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금융, 리먼 악몽딛고 체력 회복했다
韓금융, 리먼 악몽딛고 체력 회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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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수익성 등 금융위기 이전 회복
기업구조조정·PF 등 자산건전성은 '부담'

[서울파이낸스 김기덕 기자] 지난 2008년 리먼 브라더스 파산으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의 악몽을 딛고, 한국경제가 OECD(경제협력기구)국가 중 가장 빨리 금융과 실물부분에서 금융위기 이전의 체력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의 영향으로 자산건전성 부문은 아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4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금융위기 이후 변화된 우리 금융산업의 모습'에 따르면 금융산업의 경영여건을 보여주는 유동성, 자본적정성, 수익성, 자금중개 기능 지표는 위기 이전 수준으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은행의 유동성 상황은 예수금의 지속적인 유입과, 시장성 수신비중의 대폭 하락으로 전반적인 개선세를 보였다.

총수신에서 차지하는 저축성예금 비중은 지난 2008년말 58.1%에서 지난해 7월말 69.9%로 증가했고, 양도성예금증서 등 시장성 수신은  같은 기간 23.2%로 12.3% 감소했다.

또한, 2008년 말 111%이던 원화 유동성은 작년 9월말 123.9%로 올라갔고, 예대율도 같은 기간 121.9%에서 99.2%로 떨어졌다.

외화유동성 역시 최근 대규모 경상·자본수지 흑자, 외국인 채권투자 확대, 외화유동성 관리 강화 등의 영향으로 위기이전 수준으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기 이후 자본적정성도 꾸준히 상승했다. 자본적정성을 나타내는 국내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2008년말 12.31%에서 14.62%로 상승했고, 생명보험사의 지급여력비율은 184.4%에서 293.4%, 손해보험사의 지급여력비율은 260.3%에서 320.3%로 각각 높아졌다. 증권업계의 영업용순자본비율도 50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금융사들의 수익성 역시 2008년말 은행권 총자산이익률(ROA)은 0.47%였지만 지난해 3분기까지 0.57%로 개선됐고,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들의 ROA도 2008년말 각각 0.2%와 1.9%에서, 지난해 상반기 1.1%와 2.8%로 상승했다. 

자금중개 기능인 기업대출 부문도 증가했다. 은행의 기업대출은 금융위기 당시 1.22%에서 지난 2009년 말 0.36% 감소했지만, 지난해 9월 말 1.85% 증가했다. 대기업은 2009년 말 -1.62%에서 지난해 9월 7.41%로 증가했고, 같은 기간 중소기업은 -0.14%에서 0.78%로 각각 증가했다.

금융위기 직후 신용경색의 심화와 국채·통안채 등 고유동성 자산 운용이 확대돼 기업대출이 저조했지만, 최근 대기업의 운전자금을 중심으로 국내은행의 신용공급이 증가추세로 전환한 것이 주효하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채권시장도 회사채 발행이 우량등급 위주로 증가하면서 정상화 추세를 보였고, 주식시장도 기업공개(IPO)를 통한 자금조달과 유상증자 규모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은행들의 부실채권비율과 연체율 등 자산건전성 지표는 기업구조조정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으로 다소 악화됐다. 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은 2008년말 1.14%에서 지난해 9월말 2.32%로 상승했고 연체율도 1.08%에서 1.24%로 증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2010년 이후 들어 경기회복의 가시화 및 기업의 자금사정 호전에도 불구, 기업구조조정의 지속적인 추진과 부동산 PF 등 취약부문 신규부실로 부실채권비율이 재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부동산PF대출 건전성분류시 사업성평가 결과를 적극 반영하는 등 잠재부실을 조기에 인식한 점을 고려하면, 향후 추가적인 자산건전성 악화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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