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매매내역 그대로 베끼는(Mirroring) 투자기법
증권가 "소셜트레이딩도 삼성 독주 가능성 높아져"
[서울파이낸스 강현창기자] "수수료를 아끼기 위해 랩에는 최소금액만 넣어두고 나머지 자산은 랩 포트폴리오를 베껴 그대로 투자하는 고객 때문에 고민이다"
전문가의 포트폴리오에 무임승차하는 '추종매매'는 랩어카운트를 운용하는 증권사들의 한결같은 고민이다. 아예 랩을 포트폴리오가 비공개되는 사모펀드로 전환하자는 논의도 활발한 가운데 오히려 이같은 공개투자를 양성화하는 서비스가 출시를 앞두고 있다. 바로 삼성증권이 준비하는 미러링어카운트(Mirroring account)다.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온라인 주식투자자들을 위한 랩어카운트 서비스의 일종인 미러링어카운트 출시준비를 마친 상태다. 이미 시스템적으로는 준비가 완료됐으며 금융감독원의 최종 승인만 남겨놓은 상태여서 이르면 다음달부터 서비스가 이뤄질 전망이다.
미러링어카운트란 말그대로 '계좌 베끼기'다. 수익률이 높은 투자가의 매매내역을 그대로 따라가며 종목을 사고파는 기법으로 투자기법이다.
미국에서는 소셜트레이딩(Social Trading)이라는 이름으로 통한다. StockTwits, Kaching, Currensee, Tradency 등과 같은 업체들이 소셜트레이딩을 전문적으로 서비스하는 회사다.
모델은 단순하다. 고객들이 온라인으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그 중 특정한 고객 혹은 모두가 자신의 계좌정보와 매매정보를 공개한다.
투자자들은 서로 공개한 정보와 전략이 자신의 요구와 맞으면 '추종'(Following) 혹은 '복제'(Mirroring)를 설정한다.
추종이나 복제를 하면 정보를 공개한 투자자의 실매매 정보가 해당 투자자에게 전달되고 주문도 자동으로 이뤄진다.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트위터'의 팔로어 개념과 비슷하다. 실제로 미국 StockTwits社는 트위터를 기본 플랫폼으로 회원들에게 투자정보를 제공한다.
다만 한국에서는 자본시장법상 투자자에게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 투자자문 행위는 증권사 정직원만 할 수 있기 때문에 검증된 개인투자가들을 선발한 뒤 정직원으로 채용해 운용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
삼성증권이 선발한 리더투자자들이 모델 포트폴리오를 제공하고 온라인 주식투자자들이 이를 그대로 복제해 주식을 매매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서비스 미가입 계좌의 '무임승차'를 예방하기 위해 포트폴리오 자체는 거래가 이뤄진 뒤 다음날 공개된다. 미가입 실시간 추종을 막는 장치를 둔 것이다.
삼성증권은 이 서비스와 관련된 특허를 무려 10년이 넘도록 묵혀 두었다. 지난 2000년 6월 16일 '리더 투자자에 연동한 자동주문 기능을 갖는 온라인증권거래 시스템"이라는 이름으로 특허출원을 한 뒤 12년 만에 관련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삼성증권 관계자는 "당초 이 특허는 랩어카운트의 집합주문과 관련해 등록한 것으로 특별히 묵혀두려 한 것은 아니었다"며 "새로운 서비스를 준비하기 위해 5건의 새로운 특허를 추가로 출원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에서 2007년부터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이 생겨난 뒤 새로운 온라인 자산관리서비스로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배경"이라며 "기존의 주먹구구식 주식투자로는 좋은 수익을 내기 힘들게 되었기 때문에 몇가지 모범 포트폴리오를 제시하고 이걸 자동 매수하는 서비스를 시작하려 한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의 이같은 움직임에 경쟁사들은 답답하다는 입장이다. 특허 때문에 시장 진입이 불가능하다보니 파이가 커져도 나눠 먹을 수 없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가 보증하는 서비스의 한시적 독점적 사용과도 상황이 다르다.
모 증권사의 리테일 담당자는 "이미 자문형랩으로 VVIP 리테일시장을 상당부분 선점한 삼성증권이 소셜트레이딩으로 개미투자자의 자산까지 가져가는 상황이 발생할지 모른다"며 "전부터 비슷한 특허가 출원되더라도 다 반려되던 상황이라 특허를 회피할 방법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